세계랭킹 204위 발렌틴 바체로(모나코)가 강호 잇따라 물리치고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롤렉스 상하이 마스터스에서 우승했다.
바체로는 12일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대회 단식 결승에서 아르튀르 린더크네시(54위·프랑스)에게 2-1(4-6 6-3 6-3)로 이겼다. 린더크네시는 바체로의 사촌 형이다. 이로써 바체로는 ATP 투어 마스터스 1000 대회 단식에서 역대 가장 낮은 세계랭킹으로 우승하는 진기록을 세웠다. 더불어 모나코 출신으로는 처음 마스터스 1000 대회에서 우승했다.
26세 무명 선수인 바체로는 이번 대회 전까지 투어 대회에서 한 번도 우승한 적 없다. 하지만 이번 대회에서는 강자들을 차례로 꺾고 정상에 섰다. 8강에서 세계 11위이자 메이저 대회 단식 8강에 3번이나 오른 홀게르 루네(덴마크)를 제압했고, 준결승에서는 레전드 노바크 조코비치(세르비아)를 2-0(6-3 6-4)으로 완파하기도 했다.
우승 확정 뒤 믿을 수 없다는 듯 얼굴을 감싸며 네트 쪽으로 걸어와 인터뷰에 임한 바체로는 "그냥 울음만 나온다. 무슨 일이 벌어지는 건지 모르겠다"며 감격했다. 바체로는 "오늘 승자는 둘이며, 승리한 가족은 하나뿐"이라면서 "상대가 사촌이자 함께 자란 친구라는 점을 의식하지 않으려 했다. 1세트에선 아르튀르가 더 잘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