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정부의 셧다운(일시 업무 중단) 사태가 13일째 이어지면서 수도 워싱턴DC의 대표 관광 명소들이 문을 닫았다. 스미스소니언 산하 박물관과 국립동물원이 모두 임시 휴관에 들어가면서 셧다운의 여파가 문화·관광 분야로 확산하고 있다.
스미스소니언 재단은 13일(현지시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엑스(X)를 통해 “정부 셧다운으로 오는 12일부터 산하 박물관 19곳과 국립동물원, 연구센터를 임시 폐쇄한다”고 공지했다. 국립동물원도 홈페이지에서 “동물 사육과 급식은 정상적으로 이뤄지지만 관람과 생중계 카메라 운영은 중단된다”고 밝혔다.
워싱턴DC를 중심으로 21개 박물관과 14개 연구·교육센터를 운영하는 스미스소니언 재단은 연방정부 보조금과 민간 기부금으로 운영된다. 셧다운 발생 후에도 이전 회계연도의 잔여 예산으로 문을 열어왔지만, 예산이 소진되면서 결국 문을 닫았다. 2018~2019년 35일간 이어졌던 사상 최장 셧다운 당시에도 이들은 11일 동안 개관을 유지하다 폐쇄된 바 있다.
셧다운 장기화는 공공서비스 전반에도 타격을 주고 있다.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은 이날 폭스비즈니스 인터뷰에서 “상황이 심각해지고 있으며 실물경제에 영향을 주기 시작했다”고 경고했다. 그는 “정부가 미군 급여 지급을 위해 다른 연방 서비스 지출을 보류하고 있으며, 일부 공무원은 무급휴직(furlough)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이번 셧다운은 ‘오바마케어(전국민건강보험)’ 보조금 연장 여부를 둘러싼 민주·공화 양당 간 예산안 대립으로 촉발됐다. 새 회계연도(2026회계연도·10월 1일~내년 9월 30일) 예산안이 의회를 통과하지 못하면서 연방정부는 자금난을 겪고 있다. 현재 안보·치안 등 필수 인력을 제외한 대부분의 공무원이 무급 상태다.
미국 싱크탱크 ‘초당적정책센터’(BPC)에 따르면 약 140만 명의 연방 공무원이 무급 휴직 중이거나 급여 없이 근무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10일 4000여 명의 공무원에게 해고를 통보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