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우충원 기자] 일본이 폭발하고 있다. 사상 처음으로 월드컵 최다 우승국 브라질을 무너뜨린 일본 대표팀의 3-2 역전승이 일본 전역을 흥분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다. 일부 팬들은 “이러다 내년 월드컵 우승도 가능하겠다”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모리야스 하지메 감독이 이끄는 일본 축구대표팀은 14일 일본 도쿄 아지노모토 스타디움에서 열린 브라질과의 국가대표 친선경기에서 3-2로 극적인 역전승을 거뒀다. 일본은 전반 0-2로 끌려가다 후반전 미나미노 다쿠미, 나카무라 게이토, 우에다 아야세의 연속골로 경기를 뒤집었다. 이 승리는 일본 축구 역사상 첫 브라질전 승리이자 브라질이 아시아 팀에 패한 것은 1999년 한국전 이후 26년 만의 일이었다.
브라질은 앞서 열린 한국전에서 5-0 대승을 거두며 여전히 남미의 최강임을 증명했지만 일본전에서는 로테이션을 가동했다. 물론 비니시우스 주니오르, 가브리엘 마르티넬리, 파울로 엔리케 등이 나선 강력한 라인업이었다. 일본은 부상으로 미토마 가오루(브라이튼)가 빠졌지만 구보 다케후사, 도안 리쓰, 우에다 아야세 등 유럽파를 총출동시키며 사실상 최정예로 맞섰다.
전반까지만 해도 경기는 일방적이었다. 24분 파울로 엔리케, 32분 마르티넬리의 연속골로 브라질이 2-0으로 앞서갔다. 하지만 후반 들어 일본의 압박이 거세졌다. 후반 7분, 브라질 수비수 파브리치우 브루누가 위험한 횡패스 실수를 범하며 미나미노 다쿠미가 이를 가로채 만회골을 넣었다. 이어 후반 17분 나카무라 게이토의 발리 슈팅이 굴절돼 골라인을 통과했고, 26분 우에다 아야세가 코너킥 상황에서 헤더로 역전골을 터뜨리며 3-2의 대역전극이 완성됐다.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리자 아지노모토 스타디움은 폭발했다. 팬들은 눈물을 흘리며 서로를 끌어안았다. 일본 열도 전체가 흥분의 물결에 휩싸였다. 일본이 브라질을 상대로 거둔 첫 승이었기 때문이다. 일본의 브라질전 통산 전적은 1승 2무 11패가 됐다.
일본 언론도 흥분을 감추지 않았다. 사커 다이제스트 웹은 “모리야스 재팬이 끈질긴 압박과 전술적 완성도로 브라질을 꺾었다”며 “브라질전 승리로 일본이 월드컵 우승을 목표로 내세워도 전혀 어색하지 않다”고 평가했다.
사커 다이제스트 웹은 또 “SNS에서는 일본 팬들의 자부심이 폭발했다”고 전하며 팬 반응을 전했다. 팬들은 “브라질 상대로 역전하다니 미쳤다”, “이게 일본 축구다”, “브라질이 짜증낼 정도로 대단했다”, “이러다 진짜 내년에 월드컵 우승하겠는데?” 등 흥분된 반응을 쏟아냈다.
한 팬은 “브라질이 1.5군이라 해도, 우리는 2군이었다. 미토마, 엔도, 이타쿠라 없이 이겼다. 진정한 저력”이라고 자랑했다. 또 다른 팬은 “아시아 축구가 세계 무대를 뒤흔드는 순간이었다”고 평가했다.
일본은 최근 3경기(미국, 멕시코, 파라과이)에서 2무 1패로 부진했지만, 이번 브라질전 승리로 완벽한 반전에 성공했다. 그동안 공격 전개에서 답답함을 보였던 일본은 이번 경기에서 압박과 전환, 마무리까지 완벽한 균형을 보여줬다.
경기 후 브라질의 카를로 안첼로티 감독도 일본의 경기력을 높이 평가했다. 그는 “결과는 교훈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이런 경기를 월드컵에서 경험하기보다 지금 겪는 것이 낫다”며 “일본은 후반전에 훌륭했다. 전방 압박이 강했고, 그로 인해 우리가 어려움을 겪었다”고 말했다.
이제 일본의 시선은 내년 열리는 2026 북중미 월드컵으로 향하고 있다. 현실적으로 우승 가능성은 높지 않지만, 브라질전 승리를 통해 ‘불가능’이라는 단어를 지워냈다. 모리야스 감독은 경기 후 “이 승리는 일본 축구의 새로운 출발점이다. 세계 정상과 맞설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고 강조했다. /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