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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주도 ‘사회적 대화 기구’ 출범…민주노총 26년만에 복귀

중앙일보

2025.10.15 03:16 2025.10.15 1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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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원식 국회의장(왼쪽 세 번째)이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사랑재에서 열린 국회 사회적 대화 공동 선언식에서 선언문에 서명 후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 우 의장,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장,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 뉴스1
국회가 주도하고 노동계와 경제계가 참여하는 ‘국회 사회적 대화 기구’가 15일 공식 출범했다. 민주노총이 노사 협의 테이블에 복귀한 것은 지난 1999년 노사정위원회(현 경제사회노동위원회) 탈퇴 후 26년 만이다.

우원식 국회의장과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소장, 김동명 한국노총위원장, 손경식 한국경영장총협회 회장,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 회장 등 노사 단체 대표들은 이날 국회 사랑재에서 ‘국회 사회적 대화 공동 선언식’을 열고 공동선언문을 채택했다.

공동선언문은 ▶성실한 논의 지속 ▶사회적 대화·협의 상호 존중 및 보완 발전 ▶운영방향·제도적 발전 방안 논의 ▶다양한 의제·주체 발굴을 통한 저변 확대 ▶책임 있는 참여 및 미래 지향적 성과 도출 ▶국회 차원의 지원 방안 마련 등 6개 항목으로 구성됐다. 향후 사전 운영협의체 논의를 통해 혁신·보호·상생 세 줄기로 의제별 협의체를 운영하기로 했다.

사회적 대화 기구는 대통령 직속 경제사회노동위원회와 별개로, 우 의장 주도로 마련됐다. 우 의장이 지난해 6월 국회의장 취임 직후 노사 5단체를 찾아 제안한 게 계기였다. 우 의장은 이날 출범식에서 “갈등 중재자이자 조정자로서 국회가 가진 잠재적 역량·강점을 현실화할 기반을 마련했다는 점이 의미 있다”며 “사회적 대화가 국회와 현장을 연결하고 위기 극복에 역량을 쏟을 수 있게 유도하는 물길이 될 것”이라고 했다.

우원식 국회의장과 노사 5단체 대표 및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 등 참석자들이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사회적 대화 공동선언식에서 기념식수를 마치고 박수치고 있다. 연합뉴스
이날 사회 기구가 정식 출범하며 주 4.5일제 도입과 정년 65세 연장 등 주요 노동정책 의제가 본격적으로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단순한 의견 교환의 장을 넘어 협의체에서 논의된 의제가 국회 입법으로 직결될 수 있다는 점에서 제도적 실효성이 크다는 평가다. 국회는 사회적 대화 기구가 지속하기 위한 법적 근거를 마련하는 작업도 진행 중이다. 전담 지원조직과 관련 예산도 2026년부터 확보할 방침이다.

경제·노동계도 기대를 내비쳤다.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은 “밥솥을 깨뜨리지 않고 밥을 더 많이 지을 수 있는지 고민하는 것이 우리의 의무”라고 했고,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은 “노동자와 서민의 어려움을 해소하고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하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고 했다.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은 “갈등과 대립을 넘어 상생과 협력의 정신으로 해법을 만들어 나가야 한다”고 했다.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사랑재에서 사회적 대화 공동선언식이 열렸다. 우원식 국회의장과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 등 참석자들이 기념식수를 마치고 기념촬하고 있다. 장진영 기자
이날 선언식에는 김병기(더불어민주당), 송언석(국민의힘), 서왕진(조국혁신당), 윤종오(진보당), 천하람(개혁신당), 한창민(사회민주당) 등 6개 정당의 원내대표와 여야 의원들이 참석했다. 김병기 민주당 원내대표는 “외환위기 이후 26년 만에 노·사·정이 모두 모인 거로 안다”며 “누구도 어떤 조직도 이 문제를 혼자 해결할 수 없다”고 했다.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사회적 대화만 하지 말고 정치적 대화도 좀 잘해주시길 당부드린다”고 했다. 선언식 이후 참석자들은 복을 불러온다는 벼락 맞은 대추나무로 만든 도장 선물을 받았다. 비빔밥 오찬을 함께하며 대화하기도 했다.



양수민([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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