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유수연 기자] 패션 매거진 더블유코리아(W Korea)가 주최한 유방암 인식 향상 캠페인 행사 ‘러브유어더블유(Love Your W) 2025’가 거센 비판에 휩싸인 가운데, 주최 측이 입장을 내놨다.
16일 W코리아 관계자는 OSEN에 ‘Love Your W 2025’ 행사와 관련, "답변드릴 수 없다”고 짧게 전했다. 이른바 ‘답변 불가’라는 입장만 남긴 것이다.
앞서 지난 15일 서울 시내 한 호텔에서 열린 ‘Love Your W 2025’는 W코리아가 20년째 이어온 국내 최대 규모의 유방암 인식 향상 캠페인 행사였다. 매해 화려한 드레스와 스타들의 참석으로 주목받아왔지만, 이번 행사 역시 갈라 디너와 파티 형식으로 치러지면서 정작 유방암과 관련된 언급이나 퍼포먼스는 전무했다는 지적이 쏟아졌다.
특히 가수 박재범이 뒤풀이 무대에서 부른 2015년 발매곡 ‘몸매(MOMMAE)’가 논란에 불을 지폈다. “니 가슴에 달려있는 쌍둥이” 등 여성의 신체를 직접적으로 묘사한 19금 가사들이 유방암 캠페인의 취지와 정면으로 배치됐다는 것이다.
실제 온라인에서는 “행사에 온 셀럽들이 유방암의 ‘ㅇ’자라도 검색해봤는지 궁금하다. 환자들에게는 조롱으로 느껴진다”, “차라리 유방암이라는 단어를 떼고 그냥 파티를 하라. 가족을 유방암으로 떠나보낸 입장에서 ‘몸매’ 무대는 눈살이 찌푸려진다”는 비판이 이어졌다. 해외 유방암 자선행사에서 필수로 지켜지는 핑크 드레스 코드나 핑크 리본이 국내 행사에서는 전혀 찾아보기 어렵다는 지적도 잇따랐다. 더불어 20년간 누적 기부금이 11억 원에 불과하다는 점까지 드러나면서 “겉만 번지르르한 허울뿐인 행사”라는 날선 비판이 더해졌다.
[사진]OSEN DB.
논란이 커지자 박재범은 하루 뒤인 16일 직접 SNS를 통해 해명과 사과에 나섰다. 그는 “정식 유방암 캠페인 이벤트가 끝난 뒤 파티와 공연은 바쁜 스케줄을 빼고 좋은 취지와 좋은 마음으로 모인 자리라 평소처럼 공연을 했다”며 “암 환자분들 중 제 무대를 보고 불쾌했거나 불편하셨다면 죄송하다. 건강하시길 바란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어 “부상 중에도 무페이로 열심히 무대를 준비한 것이니 좋은 마음을 악용하지 말아달라”고 당부했다. ‘몸매’ 선곡 자체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은 없었지만, 환자들에게 불편함을 줬다면 사과한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하지만 주최사인 W코리아는 논란 직후 공식 SNS에 올린 박재범의 무대 영상을 조용히 삭제하는 데 그쳤고, 문의에는 “답변 불가”라는 입장만을 전했다. 이에 대해 누리꾼들은 “책임은 가수보다 행사를 기획한 주최 측에 있다”, “W코리아가 행사 취지를 살리지 못했다”는 지적을 쏟아내고 있다.
물론 “자선행사의 본질은 기금을 모으는 것”이라며 파티 형식이나 무대 선정 자체가 큰 문제는 아니라는 옹호도 일부 존재한다. 그러나 다수의 여론은 “유방암 인식 향상이라는 명목과 행사 실체 사이에 괴리감이 있다”며 싸늘한 시선을 보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