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블유코리아 측은 해당 행사 초대장을 통해 ‘본 캠페인은 유방암의 위험성을 널리 알리고, 예방과 치료에 큰 힘을 보태고자 하는 데 목적이 있습니다. 이를 위해 특별히 마련한 파티 및 공연에 참석하시어 뜻깊은 자리를 더욱 빛내주시길 바랍니다’라고 전했다. 수많은 스타들이 ‘유방암 인식 개선 캠페인’으로 알고 참석한 자리였을 터. 하지만 이날 자리에는 ‘유방암’의 ‘ㅇ’은 의미를 찾기 어려웠다는 반응이 많다.
공개된 행사 사진과 영상에는 유방암 인식 개선을 대표하는 ‘핑크색 리본’은 보이지 않았다. 반면 수많은 연예인과 인플루언서들이 화려한 드레스와 명품으로 치장하고 술잔을 부딪치며 파티를 즐기는 모습만이 담겼다. 박재범은 여성의 신체를 노골적으로 묘사하는 내용이 다수 포함된 노래 ‘몸매’를 불렀다.
유방암 인식 개선이라는 행사의 본질은 찾아보기 어렵고, 사실상 ‘그들만의 사교 파티’에 불과했다는 지적이 쏟아지는 이유다. 암 투병 과정에서 엄격한 식단 관리를 하고 술을 멀리해야 하는 환우들의 입장에서, 이들의 고통을 기리는 행사에서 술 파티가 벌어졌다는 점은 박탈감과 분노까지 느끼게 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20년간 수많은 기업의 후원과 유명인들의 참여로 화제를 모았지만, 누적 기부금이 11억 원에 그친다는 점이 알려지면서 행사가 실질적인 환우 지원보다는 다른 것에 더 치중된 게 아니냐는 의혹으로 이어졌다.
더블유코리아, 박재범 SNS 캡처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했는지 더블유 코리아 측은 공식 소셜 미디어 계정에 업로드한 게시물들을 일부 삭제하면서 조치를 취했지만 논란을 인식하면서도 공식입장 발표나 사과는 없는 상태다. 더블유 코리아의 한 관계자는 OSEN에 “답변을 드릴 수 없다”는 짧은 말만 남겼다.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날 연예인들은 무페이로 참석하며 행사에 취지에 동참했다. 그러나 행사에 좋은 마음으로 참석한 초대된 참가자들은 애꿎은 상황에 놓이게 됐다. 이 가운데 축하 무대로 ‘몸매’를 부른 박재범은 “정식 유방암 캠페인 이벤트 끝나고 파티와 공연은 바쁜 스케줄을 빼고 좋은 취지와 좋은 마음으로 모인 현장에 있는 분들을 위한 걸로 이해해서 그냥 평소처럼 공연했다. 암 환자 분들 중 제 공연을 보시고 불쾌했거나 불편하셨다면 죄송하다. 건강하시길 바란다. 저도 부상인 상태로 좋은 마음으로 무페이로 공연 열심히 했다. 그 좋은 마음 악용하지 말아 달라”고 사과했다. 그러나 박재범의 사과는 오히려 자선 행사의 연장선상에서 이루어진 공연의 선곡 자체가 매우 경솔했다는 주최 측의 비판으로 커지고 있다.
유방암 인식 개선 캠페인 등을 펼치는 행사는 많다. 유독 이 행사가 논란이 되고 도마 위에 오른 이유는 분명하다. '본질'을 보여주지 못했기 때문이다.
‘유방암’을 내세우면서 이에 대한 인식 개선은 없었고, 오히려 무분별한 ‘유방암’ 해시태그는 실제 유방암을 겪고 있는 환우들에게 모멸감을 안겼다는 비판을 피하지 못하고 있다. 행사 관련자들은 환우들에 대한 이해와 공감을 기본으로 주최 본질에 집중하고 진정한 가치와 방향에 대해 깊게 성찰하는 모습이 필요하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