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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안 악화' 페루 Z세대 중심 시위…"1명 사망·100여명 부상"

연합뉴스

2025.10.16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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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층 향한 분노도 오버랩…대통령 탄핵에도 민심 수습 먼 길
'치안 악화' 페루 Z세대 중심 시위…"1명 사망·100여명 부상"
권력층 향한 분노도 오버랩…대통령 탄핵에도 민심 수습 먼 길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이재림 특파원 = 페루에서 강력한 사회 개혁을 요구하는 'Z세대'(1990년대 중후반∼2000년대 초반생) 중심의 시위가 경찰과의 충돌로 100명 넘는 사상자를 내는 유혈 사태로 비화했다.
페루 검찰은 16일(현지시간)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전날(15일) 수도 리마에서 발생한 시위로 1명이 사망한 사건에 대해 수사를 개시한다"며 "심각한 인권침해 가능성 맥락에서 이 사건을 살필 것"이라고 밝혔다.
전날 리마 도심 한복판에 있는 프란시아(프랑스) 광장과 산마르틴 광장 주변에서는 Z세대 청년을 구심점으로 한 집회와 거리 행진이 펼쳐졌다.
교사, 예술가, 의사, 상인을 비롯해 일반 시민까지 합세하며 세를 불린 시위대는 취약해진 치안 상황을 해결하고 높은 범죄율을 줄이기 위한 특단의 대책을 정부에 요구하는 구호를 외쳤다고 페루언론인협회(ANP·Asociacion Nacional de Periodistas del Peru)는 엑스에 전했다.
페루 경찰은 일몰을 전후해 시위대 해산에 나섰는데, 곳곳에서 강한 충돌이 빚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 과정에서 에두아르도 루이스(32)라는 이름의 음악가가 누군가의 총격을 받고 숨진 것으로 페루 당국은 확인했다.
루스 루케 국회의원은 엑스에 "초기 정보에 따르면 사망자는 가슴에 총상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엘코메르시오를 비롯한 페루 현지 언론은 목격자 증언을 인용, 사복 경찰관으로 추정되는 남성이 루이스를 공격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부상자도 속출해, 100여명이 병원에 이송되거나 현장에서 치료받았다고 페루 언론과 영국 BBC방송은 전했다.
이날 시위는, 지난 10일 국회의 디나 볼루아르테(63) 전 대통령 탄핵 및 호세 헤리(38) 신임 대통령 취임 닷새 만에 벌어졌다. 볼루아르테 전 대통령은 2년여 전 시위대 강경 진압 지시에 따른 학살 혐의와 '롤렉스 스캔들' 등 부패 의혹으로 국회 의결을 통해 축출됐다.
잦은 탄핵 사태와 하야 등을 경험한 페루에서 지난 8년새 7번째로 국정을 책임지게 된 헤리 대통령은 내년 4월 예정된 대선까지 치안 강화를 최우선 과제로 삼겠다는 포부를 밝혔으나, 주민들의 누적된 불만을 달래지는 못한 것으로 보인다.
인구 3천400만명의 페루에서는 최근 수년새 급증한 강력 범죄로 정부가 골머리를 썩이고 있는데, 페루 당국 공식 집계상 살인 범죄 발생 건수는 2023년 1천508건에서 지난해 2천59건으로 35% 이상 늘었다.
특히 페루 Z세대 중심의 시위는 '정치계급'이라고 부르는 권력층에 대한 분노가 맞물리면서 더 격화한 양상이다.

이런 흐름은 앞서 2022년 말에도 관찰된 바 있다.
당시 페드로 카스티요 전 대통령 탄핵 사태로 촉발된 전국적 반정부 시위에서는 '엘리트를 파괴하라'는 그라피티 문구로 대변되는 기득권에 대한 반발 움직임이 강하게 일었다.
이후 일부 복지정책 강화와 당국의 치안 역량 강화 약속으로 민심이 다소 수그러드는 모습을 보였으나, 이는 미봉책에 불과하다는 반응도 이어졌다.
전날 페루 Z세대 시위는 리마 뿐만 아니라 아야쿠초, 쿠스코, 치클라요, 피우라, 트루히요, 아레키파 등 전국 여러 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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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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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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