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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윤철 "3500억달러 '선불'이 美 입장…트럼프 설득 여부 불확실"

중앙일보

2025.10.16 15:35 2025.10.16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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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6일(현지시간) 한·미 무역 협상의 막판 쟁점인 3500억 달러(약 500조원) 대미 투자 ‘선불 요구’와 관련해 한국 정부의 우려 사항을 미국 측에 전달했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설득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는 입장을 밝혔다.

 주요20개국(G20) 재무장관회의와 국제통화기금 및 세계은행(IMF/WB) 연차총회 참석차 미국 워싱턴D.C를 방문중인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6일(현지시간) 국제통화기금(IMF)에서 특파원 인터뷰를 하고 있다. 뉴스1
방미 중인 구 부총리는 이날 워싱턴 국제통화기금(IMF) 본부에서 특파원단과 만나 “3500억 달러의 ‘업 프론트(up front·선불)’를 빨리 하라는 것이 미국의 이야기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구 부총리는 “실무 장관은 (전액 선불 투자가 어렵다는 입장을) 이해하고 있다”면서도 “얼마나 대통령을 설득해서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수용하느냐 하는 부분은 진짜 불확실성이 있다”고 밝혔다. 선불 요구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입장임을 시사한 말로 풀이된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일본과 한국 모두 (무역 합의에) 서명했다”며 “한국은 3500억달러를 선불로, 일본은 6500억달러에 합의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관세는 미국의 경제와 안보에 필수적”이라며 “관세가 없다면 국가안보도 없다”고 주장했다.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5일 저녁(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국제통화기금(IMF)에서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회의 계기로 스콧 베센트 미국 재무장관을 만나 양자간의 관심사에 대해 의견을 교환하고 있다. 뉴스1
구 부총리는 앞서 전날 스콧 베센트 미 재무장관과 만나 대미 투자 선불 요구가 한국 외환시장 안정성을 해칠 수 있다는 우려를 전달했다.

구 부총리는 이와 관련 “외환 사정상 한국이 그렇게 하기 어렵다는 것을 베센트 장관에게 말했고 베센트 장관은 한국이 한꺼번에 선불로 내기 어렵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베센트 장관에게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 등 행정부 내부에 (한국 입장을) 이야기해달라고 요청했다”며 “(베센트 장관이)자기가 충분히 설명하겠다는 긍정적 답변을 받았다”고 했다.

구 부총리는 방미에 동행한 기자들과의 간담회에선 “3500억 달러 투자를 어떻게 할지 그 스킴(scheme·계획)에 따라 외환 안정성을 점검해야 한다”며 “3500억 달러를 선불로 하게 되면 외환 안정성에 문제가 있다는 것이고, 그 스킴에 한국의 입장이 충분히 반영돼 외환 영향이 적어진다면 저희가 보완해야 할 사항은 적어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주요20개국(G20) 재무장관회의와 국제통화기금 및 세계은행(IMF/WB) 연차총회 참석차 미국 워싱턴D.C를 방문 중인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6일(현지시간) 국제통화기금(IMF)에서 동행 기자단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뉴스1
일각에선 3500억 달러 투자 시기를 최대 10년으로 분할하고 원화로 투자금을 조달하는 방안을 양국이 논의 중이라는 관측도 있었지만, 구 부총리는 “처음 듣는 이야기”라고 했다.

미국 정부가 한국 정부에 미국산 대두 수입을 늘릴 것을 요구했는지에 대해서는 “협상 과정 중이라 확인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강태화([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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