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이혼은 두 사람의 상징성과 1조원대의 재산분할 액수만큼이나 초호화 변호인단이 맞붙은 소송이었다.
1심부터 이름값 높은 변호인단 간 대결이었다. 노 관장 측은 한승 변호사를 선임했다. 판사 출신인 한 변호사는 재직 시절 '법원 엘리트 중의 엘리트'로 꼽혔다. 그는 사법연수원 수석 졸업, 법원행정처 기획조정심의관, 대법원 수석 재판연구관 등 요직만 거쳤다. 2005년 이용훈 전 대법원장 체제에서 '대법원장 비서실 판사'가 신설됐을 때 1호 발탁되기도 했다.
최 회장 측도 만만치 않았다.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 대법원 선임·수석 재판연구관을 지낸 김현석 변호인으로 맞섰다.
지난 2022년 말 1심이 "최 회장이 노 관장에게 현금 665억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하자. 노 관장은 기존 변호인단을 물갈이했다. 대법원 재판연구관 출신인 김기정 변호사, 서울고법 판사 출신인 이상원 변호사 등이 새로 선임돼 재판을 이끌었다. 최 회장 쪽에는 유해용 전 대법원 수석재판연구관이 추가로 합류했다.
2심은 재산 분할금을 1조 3808억원으로 대폭 상향했다. 1심보다 20배 이상 오른 것으로 노 관장의 승리로 해석됐다.
이에 최 회장은 대법원 상고심을 준비하면서 과거 대법원장 후보로 거론됐던 홍승면 변호사를 선임했다. 홍 변호사 역시 사법연수원 수석, 서울고법 부장판사, 대법원 선임·수석 재판연구관을 거친 거물급 판사 출신이다.
노 관장 측도 서울가정법원장과 감사원장을 역임한 최재형 변호사로 맞대응했다.
16일 대법원의 재산분할 부분 파기환송으로 4번째 재판이 열리게 됐다. 파기환송심에서도 변호인단이 새로 꾸려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노 관장 측은 핵심 주장이던 '노태우 비자금 300억의 SK그룹 기여도'가 대법원에서 인정받지 못했기 때문에 새로운 법리를 구성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