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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호처 전 간부 "김건희, 尹체포 후 '총기 가지고 뭐했나' 질책"

중앙일보

2025.10.17 04:36 2025.10.17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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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 여사가 지난달 24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첫 재판에 출석해있다. 연합뉴스
지난 1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의해 윤석열 전 대통령이 체포된 뒤 김건희 여사가 '총기 사용'을 언급하며 대통령경호처를 질책했다는 법정 증언이 나왔다.



“김 여사 총기 언급에 황망…못 들은 거로 하라 지시”

김신 대통령경호처 가족부장이 지난 1월 20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경찰 국가수사본부 특별수사단에 출석하고 있다. 김 부장은 지난 3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와 경찰의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1차 체포영장 집행 시도를 저지한 혐의를 받았다. 뉴스1

김신 전 대통령경호처 가족부장은 17일 서울중앙지법 형사35부(부장 백대현)에서 열린 윤 전 대통령의 특수공무집행방해 등 사건 3차 공판에 출석해 이같이 진술했다. 김 전 부장은 “경호관 A씨로부터 김 여사의 총기 관련 언급을 보고받았나”라는 내란 특검팀 측 질문에 “네”라고 답했다. A씨는 김 전 부장에게 “김 여사가 ‘경호처는 총기 가지고 다니면서 뭐했나. 그런 거 막으라고 가지고 다니는 거 아니냐’라고 했다”고 보고했다고 한다.

김 전 부장은 “그때 제 마음을 설명드리면, 좀 황망했다”며 “업무상 연결도 안 되어 있는 말씀을 하셨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A경호관에게 ‘직원들이 잘못 들으면 내가 모르게 과잉 충성할 수도 있겠다. 못 들은 거로 하라’고 지시했다”고 말했다. 사전에 윤 전 대통령 부부로부터 ‘총기를 사용해서라도 체포를 저지하라’는 지시를 받은 적 있느냐는 질문에는 “총기 얘기는 A씨에게 처음 들었다”며 “사전에 절대 들은 적 없다”고 했다.

서울서부지법이 윤 전 대통령의 체포영장을 발부한 지난해 12월 31일 오전 윤 전 대통령이 경호처를 한곳에 모은 정황도 나왔다. 내란 특검팀 측이 메시지를 제시하며 “‘200께서 연회장으로 다 내려오라고 말씀하셨습니다’라고 돼 있는데 ‘200’은 누군가”라고 묻자 김 전 부장은 “대통령”이라고 답했다.

이날 김 전 부장은 영장 집행 저지 현장에 투입된 경위에 대해 “영장 집행 저지라기보다는 미확인 인원들이 들어오고 있었고 절차가 명확하지 않으니 경호차장께서 ‘근접경호 인원들도 다 내려가라’고 했다”고 말했다. 공수처의 2차 영장 집행 시도를 앞두고 이뤄진 스크럼 훈련에 대해서는 “엄청나게 계획을 짜고 사명감 아래 한 건 아니다”고 했다. 공수처는 3차 집행 시도 끝에 지난 1월 15일 윤 전 대통령을 체포됐다.



“체포영장 집행 저지, 尹 전 대통령 지시로 이해”

지난 1월 15일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에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와 경찰이 경호처 저항 없이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2차 체포영장 집행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이날 법정에는 이진하 전 경호처 경비안전부장도 증인으로 출석했다. 그는 김성훈 당시 경호처 차장으로부터 “(수사기관이) 진입할 수 없도록 무조건 사수하라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특검 측이 “그게 윤 전 대통령의 지시나 지침이었나”라고 묻자 이 전 본부장은 “그렇게 이해했다”고 답했다.

김 전 차장을 비롯한 간부들이 경호처 회의에서 강경 대응을 주문했다고도 진술했다. 이 전 본부장은 “김 전 차장이 ‘저놈들 우리가 때려잡아야 한다. 경찰은 수사권이 없다’고 이야기했나”는 특검팀 질문에 “그런 이야기를 한 것 같다”고 했다. “이광우 전 경호처 경호본부장도 ‘경찰이 위법행위를 하니 체포해야 한다. 내가 총을 차고 다니겠다. 철조망을 설치해야 한다’고 말했나”라는 질문에도 “그런 말을 한 것을 인지하고 있다”고 했다.

윤 전 대통령이 이날 3차 공판에 불출석하면서 재판은 피고인 궐석 상태로 진행됐다. 재판부는 오는 21일 김 전 가족부장을 한 번 더 소환해 변호인 측 반대신문을 진행하기로 했다. 아울러 같은 날 이광우 전 본부장을, 오는 31일에는 김성훈 전 차장을 증인으로 소환하기로 했다.



최서인([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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