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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자리 얻으려 태국 갔다가…벨라루스 모델, 장기 적출돼 사망

중앙일보

2025.10.17 08:57 2025.10.18 0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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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자리를 얻기 위해 태국에 갔다가 인신매매 조직에 장기가 적출돼 사망한 벨라루스 출신 여성 베라 크라브초바(26). 사진 엑스 캡처

벨라루스 출신 20대 여성 모델이 일자리를 얻기 위해 태국에 갔다가 인신매매 조직에 장기가 적출돼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16일(현지시간) 데일리메일 등에 따르면, 벨라루스 출신 여성 모델 베라 크라브초바(26)는 지난달 모델을 구한다는 연락을 받고 면접을 보기 위해 태국 방콕으로 향했다. 그러나 태국에 도착한 직후 현지 범죄 조직에 납치돼 국경을 넘어 미얀마로 끌려갔다.

무법의 국경지대에 있는 이 조직은 중국계 갱단과 현지 민병대가 운영하는 거대 콜센터였다.

크라브초바는 해당 조직에서 데이트 플랫폼을 통해 부유한 남성들에게 접근해 돈을 빼앗는 이른바 '로맨스 스캠'(연애 빙자 사기)에 동원됐다.

일반적으로 크라브초바 같은 피해자들은 여권과 휴대전화를 압수당한 채 강제로 사이버 범죄에 동원된다고 데일리 메일은 전했다. 만약 이들이 상대방으로부터 돈을 갈취하지 못하면 장기 적출이나 강제 매춘을 당할 것이라는 위협을 받는다고 덧붙였다.

이 범죄 조직은 크라브초바가 정해진 목표 수익을 채우지 못하자 그의 모든 활동을 차단했다. 이후 크라브초바 가족에게 연락해 "그녀는 이미 죽었다"며 "시신이라도 돌려받고 싶으면 50만 달러(약 7억원)를 보내라"고 요구했다. 가족들이 이에 응하지 않자 "시신은 이미 화장했으니 더는 찾지 말라"고 했다.

가족들은 정체를 알 수 없는 이들에게 "크라브초바의 장기가 적출돼 팔렸고, 시신은 화장됐다"는 연락도 받았다고 했다.

한편 벨라루스 외교부는 이 사건을 확인하고 외교 경로를 통해 유족을 지원하고 있다.

2023년 유엔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미얀마에는 약 12만명의 인신매매 피해자가 억류된 것으로 추정된다. 피해자들은 주로 베트남, 인도, 스리랑카 출신이고, 일부는 러시아와 동유럽 국가 출신들도 있다. 이들은 현대판 노예처럼 범죄 조직에서 강제로 노동하게 된다.



현예슬([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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