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전주, 우충원 기자] 전북 현대의 10번째 우승 달성의 핵심 전진우가 겸손함을 잃지 않았다.
전북 현대는 18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2025 33라운드 수원FC전에서 콤파뇨와 티아고의 연속골로 2-0 완승을 거뒀다. 전반 1분 콤파뇨의 강력한 마무리로 포문을 연 뒤 후반 16분 티아고가 추가골을 터뜨리며 일찌감치 승부를 갈랐다.
이날 승리로 전북은 시즌 21승 8무 4패 승점 71점을 기록했다. 2위 김천상무가 안양 원정에서 1-4로 대패하며 승점 55점에 묶였다. 잔여 5경기를 모두 이겨도 따라잡을 수 없는 격차가 벌어지면서, 전북은 남은 일정을 앞두고 조기 우승을 확정했다. 2021년 이후 4년 만의 정상 복귀이자 통산 10번째 리그 챔피언 등극이다.
지난 시즌 승강 플레이오프까지 치렀던 전북이 단 1년 만에 부활한 데에는 거스 포옛 감독의 리더십과 수문장 송범근의 안정감, 그리고 공격 핵심 전진우의 성장세가 있었다. 이번 시즌 전진우는 K리그1에서 31경기에 출전해 14골을 기록, 생애 최고의 시즌을 보내고 있다.
그러나 이날 그는 경고 누적으로 출전하지 못했다. 대신 경기 후 랜덤 도핑검사에 뽑혀 믹스트존에 늦게 등장했다. 전진우는 “뛰지도 않은 내가 왜 도핑을 하러 가야 하는지 모르겠다. 이렇게 좋은 날 더 즐기지 못한 게 아쉽다”며 웃었다.
자신이 ‘우승 주역’으로 불리는 것에 대해선 겸손했다. “모든 선수가 자기 역할을 해줬다. 누구 하나 빠짐없이 한 방향으로 뭉쳤기에 가능했다. 안 좋은 영향을 끼친 사람도 없었다”며 “팬과 선수, 코칭스태프가 모두 같은 목표를 향해 움직였다”고 강조했다.
우승 지분을 묻는 질문에는 “저 보다는 (베테랑) 형들이 그런 이야기를 해줬으면 좋겠다”며 공을 팀에 돌렸다. 하지만 전진우에게는 아직 끝나지 않은 개인 목표가 있다. 바로 득점왕 경쟁이다.
현재 득점 1위는 15골을 기록 중인 싸박(수원FC)과 이호재(포항). 전진우는 단 1골 차로 뒤쫓고 있다. 전북이 이미 우승을 확정지었기에, 남은 경기에서는 동료들의 지원 속에 득점왕 도전을 이어갈 수 있는 유리한 위치다.
전진우는 “제가 먼저 말하는 건 좀 그렇고, 감독님이나 형들이 분위기를 만들어 주시면 좋겠다”며 웃었다. 마침 인터뷰 중 과거 K리그 득점왕 출신인 정조국 전북 코치가 지나가자 그는 “기자님들이 먼저 물어보셔서 그런 말을 했다”고 적극 해명했다. 정 코치는 “알았어, 네 마음을 포옛 감독님께 꼭 전할게”라며 웃었다.
전진우는 “솔직히 포옛 감독님이 아니었다면 이렇게 성장하지 못했을 것이다. 정말 많은 믿음을 주셨고 덕분에 더 잘하고 싶다는 마음이 생겼다”며 감사 인사를 전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남은 파이널 라운드에서 매 경기 1골씩 넣고 싶다. 20골 고지를 밟는다면 너무 좋겠다. 팀이 이미 우승했으니까 동료들이 페널티킥을 한 번쯤 밀어줘도 좋을 것 같다”며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