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정승우 기자] 엔지 포스테코글루(60) 감독이 잉글랜드 무대에서 또 한 번 쓸쓸히 퇴장했다. 이번엔 취임 39일 만의 경질이었다.
영국 'BBC'는 19일(한국시간) "노팅엄 포레스트는 18일 첼시전 0-3 완패 직후 단 17분 만에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경질을 전격 발표했다. 포스테코글루의 재임 기간은 단 39일로, 프리미어리그 역사상 '가장 짧은 정식 감독' 기록을 새로 썼다"라고 전했다.
노팅엄은 구단 성명을 통해 "최근 이어진 실망스러운 결과와 경기력에 따라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계약을 즉시 해지한다"라고 공식 발표했다.
포스테코글루는 9월 9일 부임 이후 8경기에서 단 한 차례도 승리하지 못했다. 공식전 8경기 2무 6패, 프리미어리그 기준으로는 5경기 1무 4패에 그쳤다. 17위로 강등권 바로 위에 있던 팀은 결국 이날 패배로 순위가 18위로 떨어졌다.
현장 분위기도 냉랭했다. 이날 시티 그라운드에서 패배를 지켜보던 에반겔로스 마리나키스 구단주는 후반 22분경 자리를 떠났다. 해고 통보는 직접 전달되지 않았고, 구단 고위 관계자가 대신 알렸다. BBC에 따르면 포스테코글루는 선수들에게 "미안하다, 내가 해내지 못했다"는 말을 남기고 라커룸을 떠났다.
이번 경질로 포스테코글루는 2006년 찰턴 애슬레틱을 40일 만에 떠났던 레스 리드의 기록을 경신했다. 프리미어리그 '최단기간 정식 감독'이라는 불명예를 안게 된 것이다.
BBC에 따르면 포레스트는 이미 후임 인선에 착수했다. 전 에버튼 감독 션 다이치, 전 맨체스터 시티 감독 로베르토 만치니가 유력 후보군으로 떠올랐다. 다이치는 올 1월 에버튼에서 경질된 뒤 무직 상태이며, 만치니는 사우디아라비아 대표팀 감독직에서 물러났다. 두 사람 모두 현재 소속이 없어 이적료 없이 선임이 가능하다.
다만 노팅엄 구단 내부에서는 풀럼의 마르코 실바 감독에 대한 지지도 높지만, 높은 바이아웃 조항이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경기 후 라디오 인터뷰에서 노팅엄 수비수 라이언 예이츠는 "감독에게만 책임을 돌릴 순 없다. 선수들 모두 거울을 보고 반성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BBC 해설가 앨런 시어러는 "결국 결과가 좋지 않았으니 감독이 책임을 지는 건 당연하지만, 구단주 마리나키스 역시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다. 누누에서 포스테코글루로 가는 건 전술 철학 자체가 완전히 다른 선택이었다"라고 꼬집었다.
마이카 리차즈 역시 "8경기 만의 해고는 지나치다. 누누는 역습형, 포스테코글루는 점유형 축구를 추구하는데 이런 변화가 한 달 만에 성공하길 바라는 건 무리였다"라고 비판했다.
포스테코글루는 노팅엄에서는 자신의 색깔을 전혀 구현하지 못했다. 개막전부터 아스날에 0-3으로 완패했고, 리그컵에선 스완지 시티에 2-3으로 역전패했다. 유로파리그에서도 미트윌란에 2-3으로 지며 팬들의 불만이 폭발했다.
첼시전 패배는 결정타였다. 리스 제임스의 골로 0-3이 되자 홈 팬들은 경기 종료 6분을 남기고 대거 퇴장했다. 경기 후 구단 소셜 미디어에는 "당장 경질하라"는 댓글이 쇄도했다. 그리고 17분 후 실제로 경질이 발표됐다.
포스테코글루는 불과 다섯 달 전 토트넘에서도 해고된 바 있다. 5개월 새 두 번째 경질. BBC는 "노팅엄은 올 시즌 벌써 세 번째 감독 교체에 나서게 됐다"라고 지적했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