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김수형 기자] 패션 매거진 W Korea(더블유 코리아)가 유방암 인식 개선 캠페인 ‘러브 유어 더블유(Love Your W)’ 행사를 둘러싼 논란 끝에 결국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사과문이 공개되기까지의 ‘침묵’과 그 과정에서의 대응이 여론의 불신을 더욱 키웠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이번 논란은 지난 15일, 서울의 한 호텔에서 열린 ‘Love Your W 2025’ 행사에서 비롯됐다. 유방암 조기 검진의 중요성을 알리고 기부를 통해 환우를 지원하겠다는 애초 취지와 달리, 이번 행사는 ‘셀럽들의 파티’로 전락했다는 비판이 거세졌다. 특히 뒤풀이 무대에서 가수 박재범이 부른 ‘몸매’ 퍼포먼스가 논란의 중심에 섰다. 가사 일부가 여성의 신체를 노골적으로 묘사한다는 점에서, 유방암 인식 개선이라는 행사 성격과 맞지 않았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비판이 커지자 박재범은 “좋은 취지의 행사라 참여했지만, 퍼포먼스가 불쾌감을 드릴 수 있었다면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그러나 그는 동시에 “사심 없이 제안받아 참여한 무대가 오히려 논란의 중심이 된 점은 아쉽다”며 선을 그었다.
하지만 정작 주최 측인 더블유 코리아는 침묵으로 일관했다. 박재범 무대 영상만 삭제했을 뿐, 행사 전체에 대한 입장 표명은 없었다. 공식 SNS에는 여전히 화려한 파티 현장 사진만 올라오며 ‘유방암’이라는 키워드조차 찾아보기 어려웠다. 이로 인해 “본래 취지를 망각한 홍보성 파티였다”, “유방암 환자와 가족을 고려하지 못한 무책임한 이벤트”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사진]OSEN DB.
그 여파는 편집장 이혜주에게도 번졌다. 과거 ‘도전! 슈퍼모델 코리아’ 심사위원으로 얼굴을 알린 그는 현재 더블유 코리아의 대표 인물 중 하나이자, 팔로워 8만 명이 넘는 인플루언서다. 그러나 논란이 커지자 자신의 SNS 게시물을 모두 삭제하고 침묵하는 태도를 보였다. 이를 두고 네티즌들은 “편집장까지 잠적하듯 입 닫았다”, “논란 수습보다 이미지 관리가 먼저냐” 등의 반응을 보이며 비판을 이어갔다.
결국 논란 나흘째인 19일, 더블유 코리아는 공식 홈페이지와 SNS를 통해 사과문을 발표했다.매거진 측은 “지난 10월 15일 행사는 캠페인 취지에 비추어 볼 때 구성과 진행이 적절치 않았다는 지적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유방암 환우와 가족분들께 불편함과 상처를 드린 점 깊이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또한 “그간 ‘Love Your W’는 유방암 조기 검진의 중요성을 알리고 저소득층 치료비를 지원해온 뜻깊은 캠페인이었다”며 “이번 일을 계기로 행사 기획과 실행 전 과정을 면밀히 재점검하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여전히 여론은 싸늘하다. 한 네티즌은 “행사 후 나흘 동안 침묵하다가 비난이 커지자 마지못해 사과한 느낌”이라며 냉소적인 반응을 보였고, 또 다른 이는 “사과문보다 중요한 건 앞으로의 실질적 개선”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일부에서는 “공식 사과가 나온 만큼, 개선 의지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