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온이 한 자릿수로 떨어지며 방한용품을 일찍 구입하는 이른 소비가 확산하고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20일 아침 전국 대부분 지역의 최저 기온은 한 자릿수로 떨어지며 초겨울 추위가 찾아왔다.
패션 업계에선 겨울용 아우터 판매량이 빠르게 늘고 있다. 패션 플랫폼 W컨셉은 한로(寒露)인 지난 8일 이후 아우터 판매량이 급증했다고 밝혔다. 한로는 절기상 찬 이슬이 맺히기 시작하는 날이다. W컨셉이 이달 8일부터 15일까지 매출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아우터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40% 증가했다. 퍼·패딩·점퍼 등 보온성이 높은 겨울 아우터 관련 상품 검색량도 같은 기간 15% 늘었다. 항목별로 전년 대비 매출 증가율을 살펴보면 퍼(130%), 재킷(65%), 점퍼(60%), 패딩(35%) 등 아우터 품목 대부분에서 골고루 증가했다. W컨셉 관계자는 “예년보다 잦은 비 소식으로 기온이 떨어지며 겨울옷 수요가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W컨셉은 이달 29일까지 겨울 트렌드 미리 보기를 테마로 한 프리쇼를 열고 겨울 의류 판매에 나선다.
이른 소비 현상은 긴 추석 연휴도 한몫했다. 겨울과 방한용품 쇼핑 키워드는 추석 연휴 전부터 검색량이 크게 늘었다. 연휴로 배송이 늦어지는 것에 대비해 방한용품 쇼핑이 평소 대비 빨라졌다는 분석이다. 이는 숫자로 확인된다. 스타일커머스 플랫폼 에이블리가 지난달 10일부터 이달 9일까지 빅데이터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겨울이 포함된 키워드 검색량은 전년 대비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조사 기간 겨울 상의 검색량은 전년 동기 대비 52% 증가했다. 특히 겨울용 대표 외투인 경량 패딩 검색량은 전년 대비 2.5배 늘었다. 따뜻한 퍼 소재로 만든 퍼 후드집업 검색량은 전년 대비 2배 이상 증가했다. 에이블리 관계자는 “겨울 패션에 대한 이른 수요가 눈에 띈다. 기온이 빠르게 낮아지며 한발 앞서 겨울 상품을 찾는 소비자가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온라인 쇼핑 플랫폼에서도 방한용품 판매가 늘어나고 있다. 카카오스타일이 운영하는 패션·뷰티 온라인 플랫폼 지그재그에 따르면 지난달 20일부터 이달 19일까지 경량패딩 거래액은 전년 동기 대비 135% 늘었다. 대표적인 방한 상품인 패딩 부츠, 겨울용 치마도 같은 기간 거래액이 각각 148%, 191% 증가했다. 지그재그 관계자는 “지난해 대비 겨울 품목 거래액이 모두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기온 하강에 따라 편의점 동절기 상품 매출도 급증하고 있다. 세븐일레븐에 따르면 동절기 관련 의류 타이즈와 레깅스류 매출은 지난주 대비 5.5배(19일 기준) 늘었다. 겨울철 대표 음료인 코코아 매출도 같은 기간 2.5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9일 서울 최저기온은 8.9도를 기록했다.
GS리테일이 운영하는 GS25도 동절기 카테고리 매출이 두드러지게 증가했다. 지난 19일 GS25 군고구마 매출은 전주 대비 175.6% 증가했다. 핫팩(587.3%), 방한용품(257.3%), 즉석 어묵(111.2%)도 같은 기간 매출이 크게 증가한 품목에 이름을 올렸다. GS25 관계자는 “쌀쌀해진 날씨에 고객들이 동절기 먹거리와 휴대용 보온 아이템을 많이 찾은 것으로 보인다”며 “카페25에선 10잔 중 6잔이 뜨거운 아메리카노로 따뜻한 커피 수요가 급격히 올라갔다”고 설명했다. GS25는 겨울철 대표 먹거리인 야채∙피자 호빵을 출시해 본격적인 판매에 돌입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