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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3분기 영업익 39% 감소…LCC도 줄줄이 '적신호'

중앙일보

2025.10.21 0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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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이 올해 3분기 기대에 못 미치는 실적을 기록했다. 여객 수요는 회복세를 보였지만, 치열해진 항공권 가격 경쟁과 고정비 부담 증가로 수익성이 크게 악화됐다.

대한항공은 21일 공시를 통해 3분기 별도 기준 매출 4조85억원, 영업이익 3763억원, 당기순이익 918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6%(2323억원), 영업이익은 39%(2423억원) 각가 줄었다.
신재민 기자

대한항공은 “글로벌 공급 확대와 항공권 가격 경쟁 심화로 인해 여객 사업 매출이 전년보다 감소했다”며 “연료비는 소폭 하락했지만 감가상각비, 정비비, 공항 이용료 등 고정비가 상승하면서 전체 영업비용이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여객 사업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962억원 감소한 2조4211억원에 그쳤다. 전통적인 성수기였던 3분기였지만, 미국의 입국 규정 강화와 추석 연휴(10월 초) 효과로 여객 수요가 4분기로 밀린 영향이 컸다. 화물 부문도 부진했다. 미·중 무역 갈등 등으로 글로벌 화물 수요가 둔화되며 매출은 1조667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31억원 줄었다.

항공권 가격 경쟁이 심화된 저비용항공사(LCC)들의 실적은 더욱 암울하다. 원·달러 환율이 1400원대에 고착되면서 유류비와 리스료 등 달러로 지불되는 주요 원가 부담이 커졌고, 인건비·공항 이용료 등 전반적인 물가 상승이 겹치며 비용 구조 전반이 취약해졌다는 분석이다.

대한항공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달러당 원화 가치가 10원 하락할 때마다 약 270억원의 외화 환산 손실이 발생한다. LCC의 경우 항공기 리스 비중이 크기 때문에 고환율에 따른 부담이 상대적으로 더 크다.

가장 큰 타격을 입은 곳은 제주항공이다. 증권가가 전망한 제주항공의 3분기 연결 기준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4.8% 줄어든 4187억원, 영업이익은 63.9% 감소한 168억원으로 전망된다.

에어부산과 진에어도 실적 부진이 예상된다. 에어부산의 매출은 전년보다 10.9% 감소한 2230억원, 영업이익은 60% 줄어든 150억원 수준으로 예상된다. 진에어는 매출 3516억원, 영업이익 24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전년 대비 각각 3.7%, 40.3% 감소한 수치다.

항공업계는 4분기부터는 실적이 일부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추석 명절 특수가 4분기에 반영되고, 연말 성수기까지 더해지면 여객 수요 회복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란 전망이다.
대한항공이 미주 노선에 운항 중인 보잉 787-10 항공기. 사진 대한항공

대한항공은 동계 시즌에 선호 관광지를 중심으로 탄력적인 공급 전략을 펼쳐 수익성 제고에 나설 계획이다. 또 반도체 업황 회복과 연말 소비 시즌을 고려할 때, 화물 부문에서도 실적 반등이 가능할 것이란 기대도 나온다. 주요 LCC들 역시 동남아 인기 노선 확대, 부정기편 운항 확대 등을 통해 수익 개선을 꾀하고 있다.

중국발 수요 회복 여부도 관건이다. 정부가 지난 9월 말부터 중국 단체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시적 무비자 입국 제도를 시행하면서, 방한 수요 확대가 기대되고 있다. LCC 관계자는 “중국 노선의 회복세가 본격화되면 수익성 개선에 도움이 될 수 있다”며 “고환율과 운임 경쟁이 여전히 부담이지만, 동계 시즌을 기점으로 회복의 전환점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영우([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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