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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구공장 일하러 왔다 하라" 캄보디아 송환 피의자 단체 거짓말

중앙일보

2025.10.22 04:23 2025.10.22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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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 중인 캄보디아 피의자들. 연합뉴스
캄보디아 범죄조직에서 사기 등을 벌이다 국내 송환된 피의자들이 조직적으로 거짓 진술을 한 사실이 드러났다. 이들 중 일부는 인적 사항까지 허위로 꾸미기도 했다.

송환된 피의자들은 한국인 대상 투자리딩방, 보이스피싱 등에 가담하며 수익을 정산 받아왔다고 한다. 경찰은 캄보디아 조직 내부에 한국인 총책이 있던 것으로 파악했다.

이들 중 상당수는 충남경찰청에서 수사를 받고 있는데 조직적인 허위 진술 정황이 발견됐다. 조직 관리자 A씨로부터 지시를 받고 캄보디아 입국 경위 등을 거짓으로 진술한 것이다.

A씨는 구금된 조직원들에게 '캄보디아 현지 경찰에 500달러를 주고 휴대전화를 초기화할 것, 한국 송환 시 휴대전화를 캄보디아 유치장에 두고 갈 것, 송환 후에는 캄보디아 경찰에게 휴대전화를 뺏겼다고 진술하라'고 지시했다고 한다.

또한 "가구 공장에서 일하려다 잡혔다고 말하라. 혐의를 끝까지 부인하라"면서 "캄보디아 경찰에게 돈을 주고 작업할 테니 풀려나면 시아누크빌에 있는 사무실로 가 같이 이동해 계속 일할 수 있다" 등의 구체적인 지령도 있었다.

이에 다수의 피의자들이 주캄보디아 한국대사관 영사, 한국 경찰과 면담에서 "가구 공장에 아르바이트하러 왔다"고 진술했다. 이들 중 10여명은 인적 사항도 허위로 제시했다가 적발됐다.

경찰은 지난 20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서 이런 정황을 들어 피의자들의 구속 필요성을 강조했다. 석방되면 해외에 있는 관리자들의 지시를 받고 다시 가담할 가능성이 높다는 논리였다.

법원은 캄보디아 관련 구속영장이 청구된 피의자들을 한 명도 빠짐없이 구속시키고 있다. 현재 송환된 64명 중 59명이 구속됐다.



김철웅([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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