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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도심 장갑차까지 떴다…美이민당국 급습 뒤 벌어진 일

중앙일보

2025.10.22 16:19 2025.10.22 1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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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차이나타운 캐널 스트리트에서 연방 요원들이 이민 단속을 실시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미국 뉴욕 맨해튼 도심에서 연방 이민당국이 대규모 단속 작전을 벌여 아프리카 출신 불법 이민자 9명을 체포했다. 단속 현장에서는 시민들의 강도 높은 항의 시위가 벌어지며 한때 혼란이 빚어졌다.

22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전날 오후 3시 20분쯤 맨해튼 남부 차이나타운 인근 커낼가 일대에서 이민세관단속국(ICE) 등 연방 요원 수십 명이 긴급 작전을 전개했다. 요원들은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채 기습적으로 단속에 나섰다.

커낼가는 아프리카 출신 이민자들이 노점을 차리고 짝퉁 명품 가방, 지갑, 시계 등을 판매하는 지역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 2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이민 단속 작전이 벌어진 뒤 노점상이 상품을 정리하고 있다. AP=연합뉴스

국토안보부는 다음 날 ‘뉴욕 커낼가를 다시 안전하게’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내고 “첩보에 기반한 특정 대상 단속 작전이었다”며 “불법 위조품 판매 등 범죄 활동과 관련된 불법 이민자 9명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체포된 이민자들은 말리, 세네갈, 모리타니, 기니 등 서아프리카 출신으로, 모두 합법적인 체류 신분이 없었다. 이 가운데 5명은 강도, 절도, 가정폭력, 경찰관 폭행, 위조, 마약 밀매 및 소지 등 전과가 있다고 국토안보부는 설명했다.

트리샤 맥러클린 국토안보부 차관보는 “체포자 중 대다수는 조 바이든 행정부 때 석방됐다”고 지적했다.

단속 직후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현장 상황이 확산되면서 반대 시위대가 몰려들었고, 연방 요원들이 장갑차를 동원해 대치하는 등 일대가 한동안 아수라장이 됐다. 단속이 종료된 뒤에도 맨해튼 남부 ICE 청사 주변에는 약 100명의 시민이 모여 단속을 규탄하는 시위를 이어갔다.

국토안보부는 이 과정에서 추가로 5명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뉴욕 지역 시민단체들은 22일 저녁에도 ICE 연방청사 인근에서 항의 집회를 이어갈 계획이다.

토드 라이언스 ICE 국장 대행은 “무작위 단속이 아니었고 그냥 거리에서 사람을 끌어내지 않았다”며 “뉴욕에서 범죄를 저지르고도 석방된 불법 이민자가 너무 많기 때문에 ICE의 체포가 증가하는 것을 보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단속 직전 친(親)트럼프 성향의 인플루언서들이 커낼가 일대의 불법 노점 활동을 고발하는 영상을 제작해 SNS에 올려 높은 조회 수를 기록했다고 NYT는 전했다.

지난 2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연방 요원들이 라파예트 거리를 걷고 있다. 시위대들이 커낼가 일대에서 차이나타운을 거쳐 따라가고 있다. AP=연합뉴스



한영혜([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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