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 황제’ 마이클 조던(62·미국)이 “수년 간 농구공을 잡지 않았다”고 고백했다. 미국프로농구(NBA) 중계사인 NBC의 간판 캐스터 마이크 티리코와 사전 녹화한 일대일 대담을 통해서다. 해당 영상은 22일 NBA 개막전 하프타임 때 NBC를 통해 ‘마이클 조던: 탁월함에 대한 통찰(MJ: Insights to Excellence)’이란 제목으로 공개됐다.
NBA 최우수선수(MVP) 5회 수상에 빛나는 조던은 약 4000만 달러(576억원) 안팎의 계약을 맺고 올 시즌부터 NBC의 ‘특별 기여자’로 활동한다. 이날 ‘특별 게스트’ 형식으로 데뷔한 그는 지난달 뉴욕에서 열린 라이더컵(미국·유럽 남자골프 대항전)을 보기 위해 집을 빌릴 당시 에피소드를 들려줬다. 손주들과 함께 온 집주인이 조던에게 집안의 농구 코트에서 자유투를 한 개만 던져 달라고 부탁했다고 한다.
2003년 은퇴해 코트를 떠난 지 근 20년 만에 자유투 라인에 섰던 조던은 “몇 년 만에 가장 긴장된 순간이었다”며 “물론 (자유투를) 성공했다. 아이들을 기쁘게 만든 덕에 내 일주일도 행복했다”며 웃었다. 여전히 슛을 놓쳐 사람들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할까 봐 두려워하는 인간적인 면모를 보여준 것이다.
농구가 사람들을 어떻게 특별하게 연결해주는지 보여준 이 에피소드는, 조던이 NBC의 ‘특별 기여자’ 제안을 수락한 것과 궤를 같이한다. 그는 “난 농구에 대한 의무감을 갖고 있다. 농구에 대한 성공과 헌신 메시지를 (다른 이들에게) 전하고 싶다”고 했다.
조던은 ‘여전히 농구를 좋아하느냐’는 질문에는 “마법의 알약이라도 먹고, 반바지를 입고 오늘 당장 농구 경기에 나가고 싶다”며 “농구에서의 경쟁심은 내가 살아가는 이유였고 (여전히) 그립다”고 답했다. 그러면서도 “(무리해서 농구를 하다가) 아킬레스건을 다쳐 휠체어 신세를 지는 것보다, 여기 앉아서 여러분과 이야기를 나누는 게 훨씬 낫다”고 농담을 했다.
조던의 다음 대담은 오는 28일 공개 예정이다. 그가 언젠가 경기 상황과 선수들에 대해 의견을 제시할지 주목된다. 일부 팬들은 이날 공개된 3분 남짓한 영상이 너무 짧다며 “조던이 경기 생중계를 할 줄 알았다”고 불평하기도 했다. 소셜미디어에선 영상 속 조던의 눈동자 색이 노랗게 충혈된 모습에 대한 우려도 나왔지만, 전문가들은 그의 건강에는 큰 문제가 없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