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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쉬운 점이 있다, 전유성씨가…" 훈장받은 정동환 울먹인 사연

중앙일보

2025.10.23 09:10 2025.10.23 2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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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우 정동환이 23일 오후 서울 중구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열린 '2025 대한민국 대중문화예술상 시상식' 레드카펫 행사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배우 정동환(76)이 ‘2025 대한민국 대중문화예술상’ 시상식에서 보관문화훈장을 수훈하며, 먼저 세상을 떠난 고(故) 전유성과 건강이 악화된 이순재를 떠올리며 울컥했다.

23일 서울 중구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열린 ‘2025 대한민국 대중문화예술상’ 시상식에서 정동환은 배우 이병헌과 함께 보관문화훈장을 받았다. 무대에 오른 그는 “사랑하는 무대에 다시 불러준 모든 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무대는 환상의 장소이자 꿈의 공간이다. 마음속의 모든 일이 일어날 수 있는 곳”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최근 출연한 연극 ‘신곡’을 언급하며 “3~4개월 동안 지옥을 오갔다. 단테를 이끌던 베르길리우스 역을 맡았는데, 이제는 베르길리우스가 갈 수 없던 천국으로 초대받은 것 같다. 지금 이 자리가 제 천국 같다”고 말했다.

정동환은 “제가 이 상을 받고 있지만, 사실은 연출자·스태프·관객 여러분이 함께 받아야 할 상이라고 생각한다”며 “저에게 특별한 재주가 있었던 게 아니라, 함께 만들어준 모든 분 덕분”이라고 공을 돌렸다. 그러면서 “무엇보다 가족들에게 감사드린다. 특히 언제나 곁에서 지켜준 아내에게 이 상을 바친다”고 덧붙였다.

그는 잠시 말을 멈추며 “아쉬운 점이 있다”며 울먹였다. “오래전 함께 연극을 했던 친구, 코미디언 전유성 씨가 이 자리에 없다는 게 너무 가슴 아프다. 1965년 10월 23일, 오늘로 꼭 60년 전 그 친구와 함께 무대에 올랐는데, 그 친구는 먼저 떠났고 저는 남아 이렇게 상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또 “제가 길고 재미없는 연극을 자주 하는데,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같은 7시간짜리 공연도 한 번도 빠짐 없이 와서 격려해주신 분이 있다”며 “이순재 선생님이신데, 건강이 좋지 않아 자리에 함께하지 못하셨다. 꼭 회복하시길 바란다”고 전했다.

올해로 16회를 맞은 ‘대한민국 대중문화예술상’은 대중문화예술인의 공로를 기리기 위한 정부 포상으로, 배우·가수·희극인·성우 등은 물론 방송작가, 연출가, 제작자 등 산업 종사자에게도 수여된다.

올해 시상식에서는 김해숙이 은관문화훈장을, 정동환과 이병헌이 보관문화훈장을, 고(故) 전유성·지드래곤·배한성이 옥관문화훈장을 받았다.




배재성([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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