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만화 ‘원피스’에 나오는 해적기가 세계 곳곳의 시위 현장에 등장해 주목을 받고 있다. 해골이 밀짚모자를 쓴 그림을 담은 깃발이다. 이 해적기가 처음 관심을 끌게 된 지난 8월 17일 인도네시아 독립기념일 시위 때였다. 정부는 이날 국기 게양을 독려했지만 곳곳에선 이 해적기가 내걸렸다. 정부에 대한 저항의 표시였다. 마다가스카르 시위대는 원본 해적기의 밀짚모자 대신 자신들의 전통 모자를 씌운 그림의 깃발을 선보였다.
만화 원피스의 주인공 루피가 이끄는 ‘밀짚모자 해적단’은 정의를 위해 싸우는 집단이다. Z세대 시위대들이 이 깃발을 사용하는 것도 만화 내용과 자신들의 상황이 유사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또 젊은이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는 만화이기에 누구나 쉽게 깃발의 의미를 파악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1997년 연재가 시작된 이래 원피스는 전 세계 40개 언어로 번역돼 5억부 이상 팔린 베스트셀러다. 단일 작가 작품으로 가장 많이 팔린 만화다. 영화나 게임 등으로도 출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