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인환 기자] 리버풀의 아르네 슬롯 감독(47)이 흔들리는 에이스를 감싸 안았다. 부진이 길어지고 팬들의 비판이 거세졌지만, 지휘관은 여전히 그를 믿었다.
영국 ‘BBC’는 24일(한국시간) “슬롯 감독이 브렌트포드전을 앞둔 기자회견에서 모하메드 살라를 전폭적으로 신뢰했다”고 보도했다.
기자회견에서 슬롯 감독은 “모하메드 살라는 리버풀에서 늘 득점을 해왔다. 다시 골을 넣는 건 시간문제다. 그건 내가 가장 걱정하지 않는 부분”이라며 여유 있는 미소를 지었다.
살라는 지난 시즌 프리미어리그에서 29골 18도움을 기록하며 리버풀의 리그 정상 복귀를 이끌었다. 하지만 이번 시즌엔 3골에 머물러 있다.
리버풀이 여름 이적시장 동안 약 4억 1500만 파운드(약 7950억 원)를 공격진 보강에 투자했음에도, 팀의 공격력은 지난해만큼 폭발적이지 않다.
최근 리버풀은 리그 4연패 수렁에 빠졌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전(0-1 패) 이후 슬롯 감독은 살라를 선발에서 제외하는 결단을 내렸다. 대신 챔피언스리그 아인트라흐트 프랑크푸르트전에서는 이삭–에키티케–비르츠 조합을 가동했고, 그 결과는 5-1 완승이었다.
현재 살라는 리그 7경기 연속 필드골이 없다. 리버풀 입단(2017년) 이후 최장 기록이다. 하지만 슬롯 감독은 흔들리지 않았다. 그는 “누구나 찬스를 놓칠 수 있다. 살라도 인간이다. 다만 우리는 그가 놓치는 모습을 거의 본 적이 없을 뿐이다”라고 강조했다.
슬롯 감독은 이어 “여름에 선수단 변화가 많았다. 트렌트 알렉산더-아놀드가 레알 마드리드로 이적하면서 살라가 오랫동안 함께한 파트너를 잃은 것도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두 선수는 지난 시즌 프리미어리그 최다 라인브레이크 패스(147회)를 기록한 환상의 콤비였다. 함께 뛴 33경기에서 살라는 27골을 터뜨리며 경기당 평균 3.5개의 슈팅을 기록했다. 반면 아놀드가 빠진 12경기에서는 단 4골(그중 2골은 페널티킥)에 그쳤다.
BBC와 옵타(Opta)의 통계에 따르면 살라는 이번 시즌 리그 12경기에서 3골 3도움을 기록 중이다. 지난해 같은 시점의 7골 7도움에 비하면 절반 수준. 경기당 페널티박스 내 터치는 6.2회(지난 시즌 9.6회), 드리블 시도는 1.6회(전 시즌 3.4회)로 절반 가까이 줄었다. 또한 경기당 평균 슈팅과 기대득점(xG) 수치 모두 리버풀 이적 후 최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라의 ‘기회 창출’은 여전히 정상급이다. 이번 시즌 19차례의 찬스를 만들어내며 지난해 같은 시점(21회)과 큰 차이가 없다. 오히려 오픈플레이 상황에서의 크로스 횟수는 늘었다. 단순히 부진으로 치부하기엔, 그의 경기 내 영향력은 여전히 살아 있다는 이야기다.
전 리버풀 수비수이자 BBC 해설위원 스티븐 워녹은 “살라를 과소평가하거나 자극하는 건 절대 좋은 선택이 아니다. 그는 오히려 분노를 에너지로 바꾸는 선수”라며 경고했다.
슬롯 감독은 그걸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브렌트포드전에서 주전 스트라이커 알렉산더 이삭이 부상으로 빠지면서, 살라가 다시 선발로 복귀할 가능성이 높다. 슬롯 감독의 신뢰를 등에 업은 살라가 반전의 불씨를 피울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