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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성락 “APEC 흘려보내지 않을 것…한·미 조인트 팩트시트 가능성"

중앙일보

2025.10.25 21:17 2025.10.26 0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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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이시아 아세안 정상회의 참석차 출국하는 이재명 대통령을 동행 수행할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이 26일 성남 서울공항에서 공군 1호기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위성락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이 26일 경주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 때 한·미 간 관세·안보 협상을 포괄하는 ‘조인트 팩트 시트’(Joint fact sheet, 공동 팩트 시트) 형태의 합의문이 발표될 가능성을 언급했다.

위 실장은 26일 한 방송 인터뷰에서 관세 협상에 관해 “집중적으로 조정해서 조금 좁혀졌지만 여전히 주요 쟁점들이 남아있는 상황”이라며 “이재명 대통령께서는 ‘경제적 합리성’, 그다음으로 ‘국익을 중심으로 치열하게 협상하라’는 상당히 강한 훈령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김용범 정책실장이 지난 24일 미국 워싱턴 DC에서 귀국 직후 관세 협상 타결 가능성에 대해 “APEC 계기 타결을 기대한다면 갈 길이 멀다”고 발언한 것에 대해선 “그 발언은 APEC이란 시기를 손쉽게 흘려 넘기겠다는 취지까지는 아니다”고 설명했다. 이어 “국익이 1위이고 나머지는 부차적이라는 취지로, 국익을 지키기 위해 잘 협상하겠다는 뜻”이라며 “이 대통령은 동맹 간에 합리적 근거를 기초로 협상하면 합의하지 못할 일이 있겠느냐는 믿음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인천공항=뉴스1) 김민지 기자 = 한미 관세협상 추가 논의를 마치고 미국에서 돌아온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과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24일 새벽 인천공항 2터미널을 통해 귀국하며 취재진 질의를 듣고 있다. 2025.10.24/뉴스1

안보 관련 합의만 APEC 때 우선 발표될 가능성도 열어뒀다. 위 실장은 “지난번 한·미 정상 때 관세와 안보 양쪽을 다 완결지어서 한꺼번에 발표하고 싶었는데 안보 쪽은 (합의가) 됐지만, 관세 쪽이 미진해서 발표를 보류한 바가 있다”며 “이번에 관세 쪽이 잘 되면 한꺼번에 나올 수도 있고 만약에 그렇지 않다면 (별도로 할지, 양쪽 다 완료될 때까지 기다릴지) 어떻게 할지를 결정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합의문의 형태에 대해선 “팩트 시트도 문서 중 하나의 형태인데, 팩트 시트는 한쪽이 일방적으로 하는 형태도 있고, 조인트 팩트 시트도 있다”며 “ 조인트 팩트 시트는 서로 합의해서 마련하는 공동의 문서로써 이 역시 합의 문서와 같다. 아니면 다른 형태의 MOU(양해각서) 형태로도 합의 문서를 만들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한 문서 작업을 해왔고, 안보 분야는 대체로 그런 문구들이 공통으로 양해돼 있다”며 “관세 분야에서 공통의 문서로 이르지 못한 것이다. 그게 나오면 (관세·안보 분야 패키지 딜이)다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관세는 문서 작업이 완료될지 모르겠다. 노력 중이다”며 “ 안보 분야는 문서 작업이 돼 있다. 그걸 (따로) 공표할지는 두고 봐야 한다”란 말도 덧붙였다.

당초 대통령실이 “한·미 간 합의가 팩트 시트 형식으로는 발표될 수 없다”(22일 정책실 관계자), “APEC이라는 특정 시점 때문에 중요한 부분을 남기고, 부분 합의된 안을 가지고 MOU에 사인하는 일은 정부 내에서 고려하고 있지 않다”(22일 김용범 실장)는 입장을 보였던 것과 달리, ‘팩트시트’ 및 ‘부분 합의안’ 발표 여지를 모두 남긴 것이다.
말레이시아 아세안 정상회의 참석차 출국하는 이재명 대통령이 26일 성남 서울공항에서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와 대화하며 공군 1호기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안보 협상 분야의 쟁점 중 하나로 꼽힌 원자력 협정 개정 문제와 관련해선 “그 부분은 협상에서 한·미 정상회담 때 대체로 양승(諒承·양해와 승낙)이 이뤄졌다”고 말했다. 또 우라늄 농축 권한 확대 문제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받고 있다”며 “일본은 (사용 후 핵 연료 재처리 권한과 우라늄 동축 권한)둘 다 갖고 있다. 우리가 모델로 하는 게 일본이다. 미국에 일본과 유사하게, 동일하게 허용해 달라고 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30일 부산에서 개최될 예정인 미·중 정상회담에 대해서는 “첫 대면이 양국의 수도가 아닌 제3국의 다자 무대에서 이뤄지는 특이한 구조”라며 “아주 긴 시간을 할애해서 협의할 것 같진 않다”고 전망했다. 이어 “의장국으로서 APEC에서 선언문을 만들려고 하는데, 미·중 협의가 잘 되면 그것도 좀 용이해질 것”이라며 “경주 선언이 나오도록 노력하고 있고, 미·중 사이 조정 역할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윤지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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