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 80년을 맞이한 가운데 25~26일 서울 은평구 진관사 국행수륙제가 봉행됐다. 국가무형문화유산 제126호로 지정된 진관사 국행수륙재는 조선을 대표하는 왕실 수륙재로 칠칠재(七七齎:사십구재) 형식의 낮에 지내는 낮재와 밤에 지내는 밤재의 이부 구성을 유일하게 전승하고 있다. 입재를 시작으로 초재에서칠재까지 총 49일에 걸쳐 진행되는데, 수륙재의 정점은 마지막 칠재다. 칠재는낮재와 밤재로 나누어 지난 25일과 금일 이틀 동안 봉행됐다.
조선 태조가 1397년 진관사에 3단 59칸의 수륙사(水陸社)를 지어 선대의 왕실조상 뿐만 아니라 전란과 기근 속에서 죽어갔던 백성들을 차별 없이 천도하고, 백성들의 안락과 평안을 기원하며 진관사에 몸소 행차하여 봉행했다고 하는 기록이 전해지는 가운데 올해는 ‘광복 80년: 온 세상을 비추는 감사의 기도’를 주제로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순국선열의 넋을 위로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진우스님은 진관사에서 발견된 일장기를 덧칠해 만든 태극기를 거론하고서 "이 태극기에 담긴 호국과 자주의 뜻을 기리고, 나라를 위해 몸과 마음을 바치신 독립유공자와 순국선열들의 넋 앞에 다시금 머리 숙여 예경(禮敬)을 올린다"고 말했다.
진우스님은 이어 "국행수륙재는 그 역사성과 장엄한 의례를 바탕으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추진하고 있다"며 "이는 수륙재가 단지 한국 불교의 의례를 넘어, 인류 보편의 가치인 자비와 평등, 화합과 상생을 구현하는 살아 있는 문화유산임을 증명하는 길"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