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환(34)이 26일 충남 천안 우정힐스 골프장에서 막을 내린 DP월드(유러피언)투어 겸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제네시스 챔피언십(총상금 400만 달러)에서 우승했다. 그는 최종 라운드에서 7언더파를 쳐 최종합계 11언더파로 나초 엘비라(스페인)를 제치고 역전 우승했다. 우승 상금은 68만 달러(약 9억8000만원). 부상으로 제네시스 GV80 차량을 받았다.
이 대회는 DP월드투어 정규 시즌 마지막 경기다. 이번 우승으로 이정환은 DP월드투어 시드를 확보했고 70위까지 출전하는 플레이오프 진출권도 얻었다. DP월드투어 플레이오프에서 10위 이내에 들면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 직행한다.
이정환이 14번 홀에 들어섰을 때 한여름 소나기처럼 폭우가 잠시 쏟아졌다. 비가 온 뒤 분위기가 바뀌었다. 퍼트 감이 무척 좋아 보였던 엘비라는 10번 홀에서 5m 버디를 놓쳤고, 다음 11번 홀에서는 티샷 슬라이스로 타수를 잃었다. 반면 후반 들어 버디 기회를 살리지 못했던 이정환은 14번 홀에서 4m 버디 퍼트에 성공했다. 마지막 홀에서는 세 번째 샷을 핀 70㎝ 옆에 붙인 뒤 버디를 잡아 엘비라를 압박했다. 마지막 홀에서 이글을 하면 승부를 연장으로 끌고 갈 수 있었던 엘비라는 투(2)온을 노렸다가 두 번째 샷을 물에 빠뜨렸다.
이정환은 2018년 이후 7년 만의 우승으로 통산 3승이 됐다. 그동안 우승 기회가 많았지만, 최종 라운드에서 부진해 2위만 여섯 번 했다. 올해도 매경오픈과 군산CC 오픈에서 2위를 했다. 그러나 이번 제네시스 챔피언십에서는 최종라운드에서만 7타를 줄이며 우승했다. 이정환은 “너무 아쉽게 우승 못 한 적이 많은데, 이러려고 우승 못 했나 싶다. 기쁘다”라고 말했다.
이정환은 DP월드투어에서 우승한 여덟 번째 한국 선수다. 앞서 최경주, 양용은, 노승열, 정연진, 안병훈, 이수민, 왕정훈이 DP월드투어에서 우승했다. 왕정훈은 2016년 핫산 트로피에서 이번에 이정환과 우승 경쟁을 펼친 엘비라를 연장전 끝에 꺾고 우승했다. 지난해 안병훈에 이어 올해 이정환까지 제네시스 챔피언십에서 2년 연속으로 한국 선수가 우승했다. 이정환은 한국에서 열린 DP월드투어 대회에서 우승한 첫 번째 KPGA 투어다.
한편 전남 나주 해피니스 골프장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광남일보·해피니스 오픈(총상금 10억원)에서는 중국 국적의 리슈잉이 우승했다. 한국에서 중국 국적 선수가 우승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인 아버지와 중국교포 어머니를 둔 리슈잉은 중국에서 태어났고 8살 때 한국으로 와 초·중·고교를 모두 한국에서 다녔다.
경기 고양 뉴코리아 골프장에서 열린 여자골프 국가대항전 한화 라이프플러스 인터내셔널 크라운에서는 결승전에서 호주가 미국을 꺾고 우승했다. 한국은 안방에서 예선 탈락해 두 대회 연속으로 4강 진출에 실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