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수위 때 국힘 쪽에서 ‘왜 안철수 쪽에서 사람들이 저렇게 많이 온 거야?’라고 우려했어요. 정권을 잡았으면 자기들이 다 해 먹어야 하는데 ‘이거 잘못하면 정말로 절반을 저쪽에 떼어주는 거 아니야?’라는 생각이 든 거죠. 실제로 인수위원 다음에 전문위원, 실무위원 인선할 때부터 (윤핵관들이) 가급적 안철수 쪽을 배제하고 자기네 사람들을 넣으려고 해서 굉장히 애를 먹었어요. "
‘실록 윤석열 시대’ 취재팀(이하 실록팀)과 만난 이태규 전 국민의당(합당 후 국민의힘) 의원이 2022년 4월을 회고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를 대리해 윤석열·안철수 대선 후보 단일화를 이끌어낸 그는 당시 대통령직 인수위원 직책을 맡고 있었다.
단일화의 핵심 전제 조건이던 ‘윤석열·안철수 공동 정부’ 약속 이행은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숱한 ‘윤핵관’과 ‘멘토’들의 관심을 뿌리치고 안철수에게 인수위원장 자리를 내줄 때만 해도 장밋빛으로 보였다.
상대의 태도가 바뀐 건 ‘덕담 잔치’가 끝나고 ‘벼슬’의 주인을 정하는 절차가 시작되면서였다. 애초 안철수의 몫으로 여겼던 자리를 ‘윤석열의 사람들’이 야금야금 먹어 들어오고 있었다.
지난 3월 ‘더중앙플러스’와 마주한 안철수가 당시 상황을 이야기했다.
" 단일화를 하면서 ‘DJP 연합’의 JP처럼 (많은 권력을 차지)하려는 의도는 없었어요. 제가 전문성이 있는 영역, 그러니까 의학·과학기술·벤처 창업·교육 분야에 능력 있는 사람들을 추천하고, 올바른 정책 방향을 제시하는 정도로 정부를 운영하길 원했어요. 나머지는 대통령이 다 하셔도 된다고 생각했죠. "
안철수가 말을 이어갔다.
" 그런데, 교육부총리 추천을 했더니 그 사람을 자르더라고요? 그리고 대신에 다른 사람을 임명했어요. 과학기술 중심 국가가 돼야 한다는 것도 저한테는 굉장히 중요했거든요? 그래서 과학기술 장관을 부총리급으로 격상하고 대통령실 과학 수석 자리를 만들자고 했는데, 다 무산됐죠. "
이태규도 당시 상황을 전했다.
" 그때 안철수 위원장이 ‘우리 (내각에)들어가야 하는데 어떻게 좀 해달라. 내가 몇 분 추천했는데 아무도 안 받아들여졌다. 우리 꼭 몇 명은 들어가야 한다’고 누차 부탁했어요. 내가 그것 때문에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았어요. ‘이대로 있으면 바보가 되겠다. 잘못된 인사 부분에 대해 짚고 넘어가지 않으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
‘공동 정부’ 끝장낸 尹의 그 사건
2022년 4월 10일 저녁 이태규가 전화기를 꺼냈다. 그날 오후 지인의 결혼식장에서 걸친 술 몇 잔의 도움도 받았다. 워낙 많이 걸어 익숙해진 그 이름은 쉽게 찾을 수 있었다.
" 여보세요? "
상대가 응답했다.
" 나 이태규요. "
" 아, 형님, 어쩐 일이세요? "
이태규의 목소리가 커지기 시작했다.
" 장 의원! 이거 이래도 되는 거요? 인사를 이렇게 하면 안 되는 거 아니요? 애초의 약속과 다른 거 아니요? "
이태규는 전화의 상대이자 후보 단일화 당시의 카운터파트였던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에게 답답한 심사를 토로했다. 당시 장제원은 대통령 당선인 비서실장이라는 막중한 자리에 있었다. 그의 항의에 장제원이 굳어졌다.
" 형님, 술 좀 하신 것 같네요. 그런데 그걸 왜 저한테 따지십니까? "
두 사람의 통화는 화기애애와는 거리가 먼 형태로 조금 더 이어지다가 성과 없이 종료됐다.
그리고 얼마나 지났을까. 이태규의 전화기가 울기 시작했다.
" 여보세요? "
순간 전화기 너머에서 고성이 터져 나왔다. 윤석열이었다.
" 야, 이 XX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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