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 불확실성 여파로 국내 100대 기업 임원 숫자가 1년 사이 100여명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연령별로는 1960년대생 임원은 줄고, 1970년대생 이후 세대의 임원은 늘어나며 세대교체 흐름이 뚜렷해졌다. 특히 1980년대생 임원수는 처음으로 200명을 넘어, 기업 경영진들이 눈에 띄게 젊어지고 있다.
27일 글로벌 헤드헌팅 전문기업 유니코써치에 따르면 올해 기준 국내 100대 기업 임원 수는 7306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7404명)보다 98명 감소한 수치다. 유니코써치는 “올해 경영 불확실성이 커질 것이라는 전망 속에 대기업들이 임원 자리를 중심으로 긴축 경영에 나선 결과”라고 설명했다.
조사 대상은 상장사 매출액(2024년 별도 기준) 상위 100곳이며, 각 기업의 올해 반기보고서를 토대로 사내이사와 미등기임원을 포함해 집계했다. 사외이사는 조사에서 제외됐다.
임원단 내 세대교체도 뚜렷하다. 100대 기업 임원 중 1970년 이후 출생자는 최근 1년간 431명 증가한 반면, 1960년대생은 600명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1960년대생 임원 비중은 2021년 62.9%(4193명)에서 2022년 51.8%(3717명), 2023년 44.2%(3242명), 2024년 36.5% (2707명)를 거쳐 올해 28.8%(2107명)으로 빠르게 줄었다. 반면 1970년대생 임원 비중은 2021년 33.7%(2230명)에서 2022년 45%(3227명), 2023년 52.8%(3878명), 2024년 60%(4443명) 상승한 뒤, 올해 66.8%(4874명)까지 확대됐다.
1980년대생 임원의 약진도 눈에 띈다. 1980년 이후 출생 임원 비중은 2021년 0.7%(63명) 2022년 1.5%(105명)에서 2023년 1.8%(131명), 2024년 2.6%(189명)로 늘다가 올해는 3.5%(256명)로 늘어났다. 이 가운데 1984년생인 이규호 코오롱그룹 부회장(코오롱인더스트리 사내이사)은 100대 기업 사내이사급 상근 등기임원 중 가장 젊은 인물로 꼽혔다.
김혜양 유니코써치 대표는 “연말 본격화될 대기업 인사에서 1975~1977년생(올해 48~50세)과 1980년대생 임원 발탁이 눈에 띄게 늘어날 것”이라며 “특히 인공지능(AI) 등 신기술 분야 인재를 임원으로 전진 배치하려는 경향이 강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