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AI가 아틀라스 웹브라우저를 내놓으면서 오래전에 종료된 브라우저 전쟁이 다시 본격화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인터넷을 시작하는 관문이나 다름없는 웹브라우저는 1990년대 인터넷의 보급과 함께 떠오른 시장의 격전지였다. 마이크로소프트는 당시 가장 인기였던 넷스케이프를 꺾기 위해 자사의 브라우저 인터넷 익스플로러를 운영체계에 번들로 넣어 배포하다가 반독점법 위반 혐의로 소송에 시달렸다.
하지만 1차 웹브라우저 전쟁의 승자는 2008년에 구글이 내놓은 크롬이었다. 압도적인 속도와 안정성, 다양한 확장 프로그램으로 사랑을 받았고, 무엇보다 빠르게 성장하는 구글의 다양한 서비스와 잘 연동되어 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었기 때문에 사람들은 비슷한 성능의 브라우저가 나와도 굳이 크롬을 떠날 생각을 하지 않았다. 이는 애플 유저들이 맥과 아이폰 등 애플의 생태계를 벗어나지 않는 것과 비슷하다.
크롬이 지키고 있던 시장을 다른 기업들이 넘보기 시작한 건 AI의 등장 때문이다. 사람들이 인터넷을 검색으로 시작하는 버릇이 있었기 때문에 검색의 최강자 구글과 이에 최적화된 크롬 환경을 하나로 묶을 수 있었는데, 챗GPT의 등장으로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검색을 건너뛰고 바로 AI에게 질문하거나, AI 환경에서 인터넷을 시작하고 있다. AI 기업들은 여기에서 기회를 보고 앞다투어 AI 챗봇이 중심이 되는 웹브라우저를 내놓고 있는 것이다.
2차 웹브라우저 전쟁의 승자는 누가될까? 아직은 알 수 없다. AI 챗봇 시장에서는 챗GPT가 단연 선두이지만, 구글의 제미나이 역시 막강한 영향력을 갖고 있다. 무엇보다 구글은 크롬을 제미나이를 중심으로 빠르게 업그레이드하며 사용자들이 다른 AI 웹브라우저로 넘어갈 필요를 느끼지 못하게 막는 중이다. 이 경쟁으로 AI는 우리의 인터넷 세상의 중심으로 빠르게 들어올 것이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