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또다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만나고 싶다는 의사를 드러냈다. 이를 위해 오는 29일부터 시작되는 한국 방문 일정도 연장할 수 있다고 밝혔다.
CNN에 따르면 아시아를 순방 중인 트럼프 대통령은 27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를 떠나 일본 도쿄로 향하는 미 대통령 전용기 에어포스원 기내에서 김 위원장과의 만남 가능성을 묻는 취재진에 “아직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그가 만나고 싶어 한다면 기꺼이 만날 것”이라며 “나는 김정은과 매우 잘 지냈고, 서로 좋아한다. 그가 만나길 원한다면 한국에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김 위원장과의 만남을 위해 순방 일정을 연장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생각해 보지 않았지만 내 대답은 ‘물론이죠. 그렇게 할게요’”라며 “(한국은) 마지막 방문지라 (연장이) 매우 쉽다”고 말했다. 제재 해제를 시사하는 발언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무엇을 제공할 수 있느냐고 기자가 묻자 “우리는 제재를 가하고 있다”며 “(관계 개선) 시작을 위해선 큰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동남아국가연합(아세안) 정상회의 참석차 지난 26~27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를 방문한 것을 시작으로 일본(27~29일)과 한국(29~30일)을 순차적으로 찾을 예정이다. 한국에선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참석하는 걸 계기로 이재명 대통령,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연달아 정상회담을 갖는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와 별도로 방한 기간 중 김 위원장과 만나고 싶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그는 지난 24일 에어포스원에서 김 위원장과 비무장지대(DMZ)에서 만날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그가 연락한다면 그렇게 하고 싶다”며 “지난번(2019년 6월) 그를 만났을 때 나는 내가 한국에 온다는 걸 인터넷에 공개했다. 그가 만나고 싶다면 나는 분명히 열려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북한을 “일종의 뉴클리어 파워(Nuclear Power·핵무기 보유 국가)”로 지칭하기도 했다. 이어 “내가 한국에 있으니 바로 그쪽으로 갈 수도 있다”고 했다. 미 북한전문매체 NK뉴스는 “방북 가능성을 염두에 둔 발언”이라고 해석했다.
한국 정부는 회동 가능성은 작지만 성사될 경우 준비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오현주 국가안보실 3차장은 이날 외신 간담회에서 “(트럼프와 김정은이) 만날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고 본다”고 답했다. 그러면서도 “2019년 (판문점) 북·미 회동도 30시간 만에 이뤄진 것이라고 한다. 그런 상황이 오면 저희도 내부적으로 준비할 역량이 된다”고 했다.
범여권 국회의원 모임인 공정사회포럼(옛 처럼회)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손을 맞잡는 순간, 한반도는 평화의 땅으로 바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러시아를 방문한 최선희 북한 외무상을 만났다고 현지 리아노보스티통신이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위원장께 가장 좋은 인사를 전한다”고 말했다. 그는 최 외무상에게 “우리는 베이징에서 양국 관계와 발전 전망에 대해 상세히 논의했으며, 모든 것이 계획대로 진행되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