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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선택지도 고려한다"…'9푼이' 중견수 드디어 빠지나, 그런데 '벤치워머' 김혜성에게 기회가 올까

OSEN

2025.10.27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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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조형래 기자] LA 다저스 포스트시즌 여정을 모두 함께하면서도 그라운드에 좀처럼 나서지 않은 선수가 있다면 바로 김혜성이다. 김혜성은 올해 와일드카드 시리즈부터 치른 포스트시즌 12경기 중 단 1경기, 그것도 경기 막판 대주자로 나선 게 전부다.

필라델피아 필리스와의 디비전시리즈 4차전 연장 11회 대주자로 출장한 뒤 끝내기 득점에 성공하며 팀의 챔피언십시리즈 진출에 나름의 공헌을 했다. 그러나 이후 챔피언십시리즈 4경기, 월드시리즈 2경기를 치른 상황에서 한 번도 그라운드에 나서지 못했다. 선발은 커녕 경기 중후반 대주자로 기회도 잡지 못하고 있다. 

단기전에서 선수단 운영은 보수적인 게 일방적이다. 기존의 라인업을 고수하며 변화보다는 안정을 추구한다. 투수진 운영은 좀 더 기민해진다면 야수진 운영은 파격보다는 정석에 가까운 운영이 일반적이다. 단기간에 어떤 변수를 만들어내기가 힘든 게 사실. 김혜성이 기회를 받지 못한 이유이기도 하다. 또 올해 다저스의 단기전 양상은 대부분 빡빡했다. 접전이 많았고 또 여유를 부릴 처지도 아니었다. 다만, 올해 데이브 로버츠 감독의 포스트시즌 운영에서 가장 도마에 오르고 있는 지점은 중견수 앤디 파헤스의 기용이다. 파헤스는 올해 정규시즌 156경기 출장한 주전 중견수. 타율 2할7푼2리(581타수 158안타) 27홈런 86타점 14도루 OPS .774의 훌륭한 성적을 기록했다. 

그런데 포스트시즌에서는 영 딴판이다. 12경기 전 경기 출장했지만 타율 9푼3리(43타수 4안타) 1타점 OPS .249의 성적에 그치고 있다. 11개의 삼진을 당할 동안 볼넷은 1개도 얻어내지 못했다. 그나마 지난 26일 월드시리즈 2차전 경기에서 안타 1개를 때려냈지만 부활의 징조를 기대하기는 힘들다.

월드시리즈 2연패가 정말 손 닿을 거리로 와 있는 상황에서 파헤스의 부진을 더 이상 두고보기 힘들다. 선수단 내에서 공수 모두 파헤스를 능가할 자원이 보이지 않는 것도 사실이지만, 로버츠 감독도 칼을 빼들어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27일(이하 한국시간) 월드시리즈 3차전을 앞두고 다저 스타디움에서 열린 기자회견 자리에서 로버츠 감독은 드디어 의중을 비췄다. 로버츠 감독은 “파헤스에 대해 여전히 고민 중이다. 정신적으로, 신체적으로 어떤 상태인지 파악하고 고민하고 있다”라면서 “확실히 성적이 좋지 않기 때문에 다른 선택지도 생각 중이다”고 설명했다. 

월드시리즈 3차전 선발 라인업은 달라질 수 있다는 뉘앙스를 풍겼다. 그렇다면 김혜성에게도 기회가 올 수 있다는 의미다. 김혜성의 선발 출장도 기대해볼 수 있는 대목. 

다만, 외야수보다는 2루수가 더 안정적인 김혜성에게 섣불리 선발 중견수 자리를 맡길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이미 중견수 자원으로는 저스틴 딘이 버티고 있고 경기 후반에는 테오스카 에르난데스의 대수비 자원으로 투입되고 있다. 이때 파헤스는 우익수로 이동한다. 딘이 선발로 나서게 된다면 수비적으로는 강화될 수 있지만 공격에서 파헤스를 능가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또한 공격에서 좀 더 강점이 있는 알렉스 콜이 선발 좌익수로 나서고 ‘가을에 강한 남자’ 키케 에르난데스를 중견수로 이동하는 방법도 있다. 키케는 현재 라인업에서 도저히 뺄 수 없을 정도로 포스트시즌에서 클러치 능력을 과시하고 있다. ‘슈퍼 유틸리티’로서 활용도도 높다. 공격력은 충분히 강화될 수 있다. 그러나 과거 민첩했던 운동신경도 최근에는 둔해진 게 사실. 2022년 중견수에서 80경기(77선발) 669이닝을 소화한 이후로 중견수 빈도는 점점 줄어들었고 올해는 8경기(3선발) 38이닝에 그쳤다. 수비 위험부담은 피할 수 없다.

김혜성이 선발 출장할 수 있는 방안이자 다저스가 꺼낼 수 있는 최후의 수는 토미 에드먼이 중견수로 이동하고 김혜성을 2루수로 출장하는 방법이다. 에드먼도 유틸리티로서 중견수로도 괜찮은 모습을 보여주기에 가능한 방법. 

하지만 이 방안도 여의치 않다. 에드먼의 발목 상태가 여전히 온전치 않다는 판단이다. 이미 다저스는 올해 포스트시즌에 돌입하기 전부터 에드먼의 중견수 기용은 최대한 지양하겠다는 의중을 내비쳤다. 굳이 지금 무리해서 상태를 악화시키고 라인업에 변수를 만들기 보다는 에드먼을 충분히 안정적인 상태로 활용하려고 한다. 에드먼은 2루수로 사실상 고정된 상태다. 김혜성에게 기회가 가는 것은 쉽지 않은 게 사실이다.

과연 김혜성은 이대로 포스트시즌에서 한 번도 선발 출장하지 못하는 것일까. 기회가 왔지만 그 기회가 김혜성까지 올 지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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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형래([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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