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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사상 첫 4000 돌파

중앙일보

2025.10.27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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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가 27일 사상 처음으로 종가 기준 4000포인트를 돌파했다. 이날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홍보관에 코스피와 코스닥, 삼성전자·SK하이닉스 주가가 표시되고 있다. 김성룡 기자
코스피가 사상 첫 4000선 고지를 돌파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7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2.57% 상승한 4042.83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6월 20일 종가 기준 3000선을 돌파한 지 약 4개월 만이다. 한·미 정상회담, 미·중 정상회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미국 빅테크(거대 기술기업)와 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실적 발표 등 굵직한 일정들을 앞두고 투자심리가 한껏 달아오르며 새 역사를 썼다. 코스닥지수도 전 거래일 대비 2.22% 오른 902.70에 마감했다.

김영옥 기자
외국인과 기관은 ‘수퍼위크’가 시작되는 첫날 쌍끌이 매수에 나섰다. 외국인 투자자는 이날 유가증권 시장에서 6470억원, 기관투자가는 2340억원을 순매수했다. 반면에 개인투자자는 7970억원 순매도하며 차익 실현에 나서는 모습이었다. 코스피 상승은 반도체 대형주가 주도했다.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 대비 3.24% 오른 10만2000원에, SK하이닉스는 4.9% 상승한 53만5000원에 마감했다. 삼성전자가 2018년 액면분할 이후 ‘10만전자’를 달성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코스피는 미·중 무역갈등 완화 기대감이 커지며 장 초반 상승세를 끝까지 지켜냈다. 전날 스콧 베센트 미국 재무장관은 중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가 유예되고, 대중국 100% 추가 관세 부과도 없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여기에 미국의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시장 전망치를 밑돌자 금리 인하 기대감이 한껏 커졌다. 미·중 긴장 완화 조짐에 아시아 주요 증시도 일제히 날아올랐다.



미국 증시 16% 오를 때, 코스피 69% 날았다

닛케이225 평균주가는 5만512.32로 장을 마감하며 사상 처음으로 5만 선을 넘어섰다. 대만 자취안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68% 오른 2만7993.63에, 홍콩 항셍지수도 1.05% 오른 2만6433.7을 기록했다.

코스피는 연초부터 강한 상승세를 이어가며 주요국 증시 중 가장 우수한 성적표를 쓰고 있다. 연초 대비 코스피 수익률은 68.53%로, 같은 기간 나스닥(20.35%), S&P500(15.73%), 닛케이225(28.51%), 홍콩 항셍(34.71%)보다 압도적으로 높다.

‘월가 족집게’로 불리는 댄 아이브스 웨드부시증권 글로벌기술리서치 총괄은 이날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증시 활성화 및 인공지능(AI) 집중 정책이 증시 상승의 가장 큰 요인”이라며 “한국의 AI 혁명이 이어질 경우 ‘K실리콘밸리’가 5~10년 안에 지금의 미국 실리콘밸리 수준에 오를 것”이라고 평가했다.

실제 외국인은 이달 들어서만 삼성전자를 5조1170억원어치 순매수할 정도로 반도체에 대한 긍정적 투자 심리가 코스피 상승의 원동력이 되고 있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리서치센터장은 “AI 서버용 반도체와 고대역폭메모리(HBM)의 수요가 증가하는데, PC·모바일용 범용 반도체 공급은 부족해지면서 반도체 가격이 상승할 것이란 기대감이 반영됐다”며 “내년 상반기까지 반도체가 코스피 상승을 주도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4분기 D램 가격은 전 분기 대비 8~13%, HBM을 포함할 경우 13~18%까지 상승할 전망이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WM혁신본부 상무는 “정부의 재정 확대 정책으로 시장에 풍부한 유동성이 공급되고 있는 점도 지수 상승의 한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코스피가 이달 들어서만 18% 넘게 올라 단기적으로 급등한 만큼 4000선에 안착해 상승세를 이어갈지는 속단할 수 없다는 전망도 나온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실적 발표란 호재 뒤 차익 실현 매물이 나올 수 있다”며 “이번 주 굵직한 이벤트를 소화하고 난 뒤 다음 주부터 증시가 진짜 방향성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경진.고석현([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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