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헌법상 금지된 3번째 임기 도전에 대해 “그럴 수 있다면 좋겠다(I would love to do it)”며 출마 의향을 드러냈다.
백악관 공동취재단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27일(현지시간) 말레이시아에서 일본으로 향하는 전용기 ‘에어포스 원’에서 기자들과 만나 “나는 최고의 지지율을 얻고 있다”며 “3선을 배제하느냐”는 질문에 “내가 그것을 배제하냐고? 당신이 나한테 말해달라”고 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진지하게 (3선 도전을) 생각해 보지 않았다”고 말하면서도 “우리에게는 매우 훌륭한 사람들이 있다”며 공화당의 차기 대선 주자로 JD 밴스 부통령과 마르코 루비오 국무장관을 꼽았다. 그는 마침 기자실에 들어온 루비오 장관을 가리키며 “이들 같은 인재들이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일부 보좌진이 제기한 부통령 출마 가능성에 대해서는 “그건 너무 귀엽다. 나는 그렇게 하지 않을 것”이라고 일축했다. 미국 수정헌법 12조는 “대통령직을 맡을 수 없는 사람은 부통령직에도 부적합하다”고 명시하고 있다.
이번 발언은 스티브 배넌 전 백악관 수석전략가가 최근 “수정헌법 22조를 우회해 트럼프 대통령이 2028년 다시 대통령이 될 계획을 갖고 있다”고 주장한 직후 나왔다. 배넌은 “적절한 시점에 그 계획을 공개하겠다”고 밝혀 논란에 불을 지폈다.
미 수정헌법 22조는 “누구도 두 번을 초과해 대통령에 당선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어, 트럼프 대통령이 2016년과 2024년 두 차례 당선된 만큼 2028년 대선 출마는 법적으로 불가능하다.
그럼에도 트럼프 대통령이 “그럴 수 있다면 좋겠다”는 말을 꺼낸 것은 지지층 결집과 정치적 존재감을 과시하기 위한 의도라는 분석이다. CNN은 “트럼프 대통령이 간단히 부인할 수 있는 사안을 굳이 모호하게 남겨 정치적 긴장을 유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인터뷰에서 자신의 임기 동안 “8개의 전쟁을 해결했고 9번째가 곧 해결될 것”이라며 “러시아-우크라이나 분쟁 해결도 가능하다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한편, 크렘린궁이 같은 날 공개한 영상에 따르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과의 직접 회담 의향을 내비친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도 만나고 싶다”고 밝히며 정상 외교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