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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금이 종잣돈? 바보짓 말라…20대 '인생 그래프' 바꿀 투자 [젠지의 투자병법④]

중앙일보

2025.10.27 13:00 2025.10.27 1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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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지의 투자병법 : 머니랩&키움증권
“빠를수록 좋다”
요즘 젠지(GZ·1990년대 후반~2010년대 초반 출생) 세대의 희망이 ‘파이어(FIRE)족’이라죠? 일찌감치 충분한 자산( Financial Independence)을 모아 30~40대에 은퇴해( Retire Early) 즐겁게 사는 사람들이라고 합니다. 그래서일까요. 고등학생들도 재테크에 관심이 많습니다.

전문가들은 투자는 빠를수록 좋다고 말합니다. 젊음이 만들어주는 ‘복리의 마법’이라는 게 있거든요. 1만원도 좋고, 10만원도 좋습니다. 10년이란 시간 동안 수익은 두 배 이상 벌어집니다. 초고령 시대의 무기인 ‘시간의 힘’을 활용해 커피 한 잔 값이라도 좋으니 지금 당장 투자를 시작해보면 어떨까요.

머니랩과 키움증권이 생애 첫 금융 투자에 나서는 젠지 세대가 두려움을 떨치고 첫걸음을 뗄 수 있도록 투자의 A부터 Z까지 쉽고 친절하게 풀어봤습니다. 여러분, 부자 되세요!!

▶주식, 하루 1500만원도 번다…전설의 대학생 ‘만쥬의 기술’ [젠지의 투자병법①]
▶AI 자동매수 걸고 꿀잠잔다…“월수익 1000” 2030 투자법 [젠지의 투자병법②]
▶‘쫄보의 심장’ 77% 수익냈다…요즘 1020 개미가 꽂힌 종목 [젠지의 투자병법③]
이경준 키움투자자산운용 본부장이 서울 여의도 TP타워 키움투자자산운용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김종호 기자
" ‘젠지’는 투자에 쓸 시간을 줄일수록 이득이다. "
이경준 키움투자자산운용 본부장(상무)은 증권·자산운용 업계에서 ‘상장지수펀드(ETF) 스타’로 통한다. 미래에셋자산운용 재직 시절 주가 변동성을 방어하는 커버드콜 ETF를 선보이며 투자 업계에 ‘커버드콜 열풍’을 이끈 장본인이다. 지난 3월부터는 키움투자자산운용으로 자리를 옮겨 다시 한번 주목을 받았다. 그는 2030세대 투자에 대해 “젊은 세대는 투자할 돈은 적지만 개인의 성장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공부하고 일하는 게 미래 자본 가치를 키우는 진짜 투자”라고 조언했다.
용어사전 > 커버드콜 ETF

주식투자와 선물옵션 거래를 결합한 전략으로, 콜옵션(특정 가격에 거래할 권리)을 매도해 발생한 수익을 배당에 활용하는 게 특징이다. 최근 월배당형 커버드콜 ETF가 큰 인기를 끌었는데, 지난해 국내 커버드콜 순자산 규모는 6조7200억원까지 증가했다.

🏫첫 번째 레슨 : 투자에 접근하는 법

Q : 젠지 투자자의 특징은 무엇인가.
A : 20대는 거래회전율이 높아 공격적 투자 성향이 강하다. 다만 투자하는 종목 수는 대형주 몇 개에 몰려 있다는 게 특징이다. 공격적인 투자 성향 자체는 나쁜 게 아니지만, 방향이 문제인데 단기 시세만을 좇는 공격성은 위험하다. 우리 인생에 주어진 두 가지 큰 자본이 있다. 바로 사람과 돈, 즉 휴먼 캐피털(인적자본)과 파이낸셜 캐피털(금융자본)이다. 20대의 경우 휴먼 캐피털의 비중이 절대적으로 크다. 다시 말해 투자했던 돈을 잃어도 다시 벌 수 있는 시간과 여력이 많다는 의미다. 이 때문에 젊은 세대에게 위험자산 비중이 높게 나타나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다.


Q : 투자도 처음이 어려운 것 같다. 어떻게 시작해야 할까.
A : 젊은 세대일수록 ‘주식으로 돈 벌겠다’는 생각보다 ‘내 인생의 부족한 부분을 투자로 채운다’는 생각으로 접근해야 한다. 인생을 주식시장에 비유하자면 20대는 ‘코스닥 같은 시기’다. 코스닥 기업이 하루아침에 나스닥으로 갈 수 없듯, 인생도 코스닥에서 코스피로, 또 글로벌 시장으로 성장해 가는 과정이 중요하다. 그 과정이 결국 복리로 쌓이는 자산이 된다. 종목 대신 산업 트렌드를 반영하는 업종 지수, 업종 ETF 등을 사는 ‘간접적 자기계발형 투자’를 추천한다. 여기에 인공지능(AI)이나 반도체 기술을 직접 공부하는 게 어렵다면, 엔비디아처럼 업계 전체를 대표하는 기업의 주식을 사는 것도 방법이다.


Q : 투자를 하고 싶어도 돈이 없는데, 시드머니를 어떻게 모을까.
투자금을 모으겠다고 예적금을 하는 경우가 있는데, 절대 추천하지 않는다. 젊은 세대는 인생 자본 90%가 휴먼 캐피털인데, 여기에 예금 10%를 더해도 전체적인 변화는 미미하다. 예금은 아무리 많이 가지고 있어도 심리적 위안이 될 뿐, 실질적인 위험을 줄여주지는 않는다.

오히려 시드머니(종잣돈)를 모을 땐 ‘다르게 움직이는 자산’을 더하는 게 중요하다. 예를 들어 미국 AI 테크주 등 혁신주를 담으면 인생의 그래프가 달라진다. 20대의 차별화한 시드머니는 ‘시간과 역량’에서 나와야 한다. 투자금은 적더라도 유망 산업에 일찍 투자해 장기투자자로서 장점을 누리고, 자기계발을 통해 자신만의 능력과 경험에 투자하는 게 훨씬 유리하다.

정근영 디자이너
이경준 키움투자자산운용 상무는 "'나'라는 자산을 고려해 부족한 분야의 주식을 사는 분산투자를 통해 위험을 헤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종호 기자
🏫두 번째 레슨 : 투자 전략 만드는 법

Q : 투자 전략을 어떻게 짜야 할까.
A : ‘나’라는 자산을 고려해 분산투자를 하면 위험을 헤지(회피)할 수 있다. 예컨대 펀드매니저와 학교 선생님의 포트폴리오는 달라야 한다. 수입이 주가지수와 연동된 직업을 가진 펀드매니저는 위험을 줄이려면 금융시장에 과도하게 노출되기보다는 안정적인 채권에 투자하고, 교사처럼 안정적 소득을 가진 사람은 추가 수익을 위해 주식에 투자하는 게 위험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이다. 20대는 과도한 위험을 피하되, 자신이 가진 자산을 업그레이드하기 위해 한국 경제만 보지 말고, 미국 경제와 미국의 혁신기술 등에 투자해야 한다.


Q : 구체적으로 포트폴리오 만드는 법을 알려 달라.
투자 전략의 핵심은 복잡함을 피하고 구조를 단순하게 설계하는 것이다. 특히 젊은 투자자에게는 시장 변동에 흔들리지 않고 꾸준히 투자할 수 있는 명확한 시나리오형 대응 전략이 필요하다.

‘3단 투자 축’ 포트폴리오 세우기를 권장한다. ▶첫 번째 축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이나 나스닥 ETF처럼 시장 전체의 성장 흐름에 동승해야 한다. ▶두 번째 축은 성장주나 배당주 투자다. 자신의 성향이 성장 중심형이라면 성장주에, 안정적인 현금 흐름이 중요하다면 배당주에 투자하면 된다. ▶세 번째 축은 안전자산이다. 폭락장에서도 ‘멘털(제정신)’을 유지하고 저가매수 기회를 잡을 수 있는 전략적 무기다. 세 축의 비중은 1:1:1이 되는 게 이상적이지만, 20대처럼 장기투자가 가능한 경우엔 대표지수 비중을 높이는 게 유리하다. 시간이 곧 자산이고, 시장의 단기 변동보다 구조적·장기적 전략 유지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정근영 디자이너

Q : 젠지에게 어울리는 ETF를 소개해 달라.
A : 성장을 고려한 배당 투자를 목표로 하는 게 중요하다. 예를 들어 ‘KIWOOM 미국고배당&AI테크 ETF’는 미국 AI·테크의 성장성과 안정적인 고배당주를 결합한 ETF 상품인데, 손실을 통제하면서 자본 효율을 높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20대의 안전자산 운용은 효율성이 관건인데, 예금보다는 수익성이 높아야 하지 않겠나. ‘KIWOOM 미국테크100 월간목표헤지액티브’는 프로텍티브 풋 ETF인데, 하락장에선 채권처럼 상승장에선 주식처럼 움직여 하방 위험을 줄인 게 특징이다. 이러한 ‘플랜B’가 있다면 위기에서도 투자를 지속하고 장기적으로 자산 성장을 이끌 수 있다.

정근영 디자이너
🏫세 번째 레슨 : 실전 투자전략
이경준 키움투자자산운용 본부장은 "젊은 세대일수록 투자를 장기간 유지할 수 있도록 '월배당'과 같은 리워드(보상)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김종호 기자

Q : 장기간 투자를 유지하는 게 은근히 쉽지 않다.
A : 젊은 세대일수록 장기투자가 지루하고 어려워 중간에 멈추거나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 왜 그러느냐고 물어보면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같다’고 하는데, 사실 중간에 그만두는 게 가장 안 좋은 결과로 이어진다. 게임을 하면 보상이 따라오지 않나, 투자에선 배당이 그런 역할을 해줄 수 있다. 나의 투자 행위에 대한 피드백(돌아오는 것)인 셈이다. 요즘은 월배당 ETF도 많고, 주기별로 현금 흐름을 문자메시지 등으로 알려준다. 투자에 재미를 느끼고 투자를 장기적으로 유지할 모티브(유인)가 생기는 것이다. 가장 중요한 건 하락장에서도 배당이 들어온다는 것이다. 배당은 젊은 세대가 투자를 중단하지 않도록 돕는 안전장치인 셈이다.


Q : 투자금을 잃을까 봐 겁나는데, 위험관리를 어떻게 해야 하나.
A : 위험관리에 대한 명확한 선을 설정해야 한다. 젊은 투자자일수록 ‘포모(FOMO·기회를 놓칠까 봐 두려워하는 심리 현상)’로 마음이 조급해 공격적으로 투자하는 경우가 많은데, 내가 얼마만큼의 손실을 감내할 수 있는지 명확한 한계치를 설정해야 한다. ‘빚투’(빚 내서 투자)는 절대 안 된다. 빚투는 원금을 갚아야 하는 만기가 있기 때문에, 레버리지 투자보다 위험하다. 만약 포트폴리오 성장을 극대화하고 싶어 레버리지 투자를 고려한다면, 자본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선에서 ‘ProShares Ultra QQQ(티커 QLD)’ 같은 2배 레버리지 ETF에 투자하는 게 마지노선이라고 생각한다. 이 경우조차도 포트폴리오의 효율성을 극대화하기 위한 수단으로만 사용해야 한다. 레버리지로 부자가 되겠다? 불가능하다.


Q : 수익률을 추가적으로 극대화하는 방법이 있나.
A : 세금을 줄이는 게 수익률을 높이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정부가 지원하는 청년내일저축계좌·청년내일채움공제 등을 비롯해,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같은 절세 계좌를 부지런히 활용해야 한다. 특히 젠지들이 처음 투자할 때 ISA를 활용하기를 권한다. ISA는 손익을 통산해 순이익 200만원(서민형 400만원)까지는 비과세 혜택을 주고, 초과분은 9.9% 분리과세를 적용해 세금을 아낄 수 있다. 특히 의무가입기간이 3년이라, 연금저축·개인형퇴직연금(IRP) 등에 비해 장기간 돈이 묶이지도 않는다.



Q : 투자 후배들에게 ‘꿀팁’을 전수해 달라.
A : 길게 투자하는 게 가장 중요하고, 이를 유지하기 위해 ‘투자 멘토’를 정하는 게 중요하다. 장기투자라는 게 사실 ‘주식·펀드 등을 사놓고 아무것도 안 하는 것’이기 때문에 견디기 어려운데 멘토의 이야기를 들으며 심리적 위로와 격려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가장 중요한 건 단기 시장 전망에 일희일비(一喜一悲)하지 말아야 한다. 시장은 역사적으로 70%의 상승장과 30%의 조정장으로 이뤄져 왔다. 단기 전망에 흔들려 투자를 놓치면 바보가 되는 것이다. 대신 시장이 폭락했을 때 ‘안전자산을 활용해 저가매수에 나서기’ 등 시나리오를 미리 세워놓고, 심플한 투자원칙을 유지하며 생업에 집중하라고 권하고 싶다.

고석현.이소아([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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