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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북극곰 서식지 뚫어라"…그가 기후위기 안 믿는 이유

중앙일보

2025.10.27 13:00 2025.10.27 1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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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화: 트럼프의 ‘기후위기 사기론’, 실체는 무엇인가

도대체 왜 저러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믿는 구석은 무엇인가?

“기후위기론은 사기다.”
“녹색 사기극(green scam)에서 벗어나지 않는다면 여러분의 나라는 망한다.”
“드릴, 베이비, 드릴!”(Drill, baby, drill, 뚫어라, 또 뚫어라)(※유정을 뚫고 석유를 시추하라는 뜻)

트럼프(이하 존칭 생략)가 기후위기론을 부정하며 던진 도발적 말들은 우리의 기후 상식을 깡그리 뒤흔든다. 29일 방한하는 트럼프가 품은 ‘기후 철학’의 실체가 궁금하다.

기후위기는 절대적 진실로 굳어져 있다. 인간의 화석연료 사용으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CO2)가 대기 중에 증가하면서 지구 온도를 너무 덥혀(온실효과) 재앙을 초래한다는 주장은 거역할 수 없는 명제가 됐다. 전 세계 주류 과학계는 한목소리로 비극적인 묵시록을 경고한다. 석유·석탄 등 화석연료를 마구 써대며 CO2를 계속 내뿜는다면 지구의 종말을 피할 수 없다고.

트럼프는 무엇에 홀려 기후위기론을 ‘사기’라고 단정할까. 인류의 운명이 달린 기후변화를 묵살하고 화석연료 산업의 부흥을 외치는 그의 신념은 어디서 비롯됐나.

문제는 트럼프의 신념(또는 기행)이 미국만의 일이 아니라는 점이다. 대한민국에도 불똥이 튄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올 3월 의회 연설 도중 "한국이 알래스카 가스 사업에 참여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YTN 캡처

트럼프는 29일 한국을 찾아 이재명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한다. 3500억 달러(약 500조원) 규모의 대미 투자펀드 구성에서 합의점을 찾을 수 있을지 최대 관심사다. 투자펀드는 조선을 비롯해 광물·배터리·반도체·의약품·AI 등 분야를 중심으로 조성된다. 여기에 에너지, 더 구체적으로는 화석연료 개발 사업이 포함될 개연성이 짙다.

트럼프는 석유·가스 개발을 위한 ‘알래스카 프로젝트’에 한국의 참여를 이미 공개적으로 압박한 바 있다. 이번 한미 정상회담에서 더 세게 밀어붙일 공산이 크다. 트럼프의 말처럼 '타결(being finalized)'이 임박한 관세 협상의 마지막 걸림돌 중 하나가 알래스카 프로젝트는 아닐까. (※알래스카 프로젝트 내용은 이 기사의 중간 부분에서 상세히 다룸)

‘이팩트: 이것이 팩트다’ 취재팀은 트럼프의 확신이 근거 없는 망상인지, 합리적 선택인지 따져봤다.

트럼프의 기후 철학을 담은 ‘미국 기후에 대한 온실가스 배출 영향의 비판적 검토’ 보고서 원문(A Critical Review of Impacts of Greenhouse Gas Emissions on the U.S. Climate)을 확보해 분석했다. 기후위기론을 반박하는 국내외 인사와 단체를 접촉해 증언을 수집했다. 국내 태양광·풍력 발전 현장도 답사했다. 트럼프의 기후 도박 이유와 배경을 4개의 관점으로 압축해 본격적으로 파헤친다.

1. 이산화탄소(CO2)는 죽음의 물질인가
2. 폭염·가뭄 등 기상이변은 기후변화의 결과인가
3. ‘녹색의 땅’으로 변하는 그린란드의 빙하가 녹고 북극곰은 멸종하나
4.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여 지구 온도를 낮추지 않으면 인류의 종말이 오나

기후위기 부정론자들이 조직한 이산화탄소연맹이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고속도로에 세운 이산화탄소 홍보 광고판. '이산화탄소는 생명을 위한 필수 물질'이라고 적혀 있다. 사진 SNS

【1. 이산화탄소는 죽음의 물질인가】

이산화탄소(CO2)는 지구온난화와 기후위기의 주범이라는 게 정설이다. 지구를 살리려면 화석연료의 이산화탄소를 줄여야 하고, 재생에너지로 대체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상식이다.

2023년 기준으로 전 세계 이산화탄소 배출량 1등은 중국이었으며 미국, 인도, 러시아, 인도네시아가 뒤를 이었다. 중국과 미국 두 나라의 탄소배출량(약 40%대)은 전 세계 배출량의 절반에 가깝다. 지구온난화에 책임이 크다. 두 나라를 빼고 이산화탄소 감축을 논하는 건 탁상공론이다. 그런데 트럼프가 화석연료 부활을 외치며 거꾸로 가고 있다.

이산화탄소가 기후위기를 초래했다는 논리를 ‘픽션(허구)’이라며 거부하는 일군의 사람들이 있다. 심지어 이산화탄소를 인류를 번영으로 이끄는 ‘축복의 물질’이라고 치켜세운다.

지구 온실효과의 95%는 수증기에 의해 일어나며, 인간 활동에 의한 이산화탄소 탓에 생기는 온실효과는 0.12%에 불과하다고 역설한다. 무려 46억 년을 끄떡없이 버텨온 지구가 산업혁명 이후 인간이 만들어 내는 이산화탄소 하나 탓에 멸망한다? 과장된 예측의 비약이라고 비판한다.

트럼프가 믿는 구석은 이런 ‘기후위기 허구론자’의 논리다. 트럼프는 “날씨가 추운데 지구온난화가 무슨 소리냐”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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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북극곰 서식지 뚫어라”…그가 기후위기 안 믿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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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훈.최은경([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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