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닫기

한반도 최대 위협은 중국…전쟁 개입에 대비를

Los Angeles

2025.10.27 20:55 2025.10.27 21:50

  • 글자크기
  • 인쇄
  • 공유
글자 크기 조절
기사 공유
로버트 에이브럼스 전 주한미군사령관
주한미군, 숫자보다 중요한건 ‘능력’
중국 서해상 구조물 양국 대응 미흡
북한의 군 현대화 추진은 방어 중심
2015년 10월 조지아주 포트베닝 신병훈련소에서 열린 '에이브럼스 홀(Abrams Hall)' 명명식에서 에이브럼스 장군이 부친의 초상화 옆에서 소감을 밝히고 있다.  [중앙포토]

2015년 10월 조지아주 포트베닝 신병훈련소에서 열린 '에이브럼스 홀(Abrams Hall)' 명명식에서 에이브럼스 장군이 부친의 초상화 옆에서 소감을 밝히고 있다. [중앙포토]

 
‘별 13개.’ 미군 장성을 지낸 아버지와 세 아들이 보유한 별의 총합이다. 
 
에이브럼스 가문은 대장 3명과 준장 1명을 배출한 대표적 군 명문가다. 제26대 미 육군참모총장을 지낸 크레이튼 에이브럼스 장군은 2차대전·한국전·베트남전에 모두 참전한 미군의 전설적 인물이다. 미 육군 주력전차 ‘M1 에이브럼스’는 그의 이름에서 따왔다.  
 
장남 크레이튼 3세와 차남 존은 각각 준장과 대장으로 예편했다. 막내아들도 대장으로 전역했다. 바로 로버트 에이브럼스 전 주한미군사령관이다.  
 
에이브럼스 전 사령관은 2018년 11월부터 2021년 7월까지 주한미군·한미연합사·유엔군사령관을 역임했다. 현재는 주한미군전우회(KDVA) 회장으로서 한미동맹 강화와 인식 제고에 앞장서고 있다.  
 
그는 지난 25일 샌디에이고에서 열린 KDVA 연례 총회〈본지 10월 27일자 A-4면〉에서 본지와 만나 중국을 “현재 한반도의 최대 위협”으로 규정했다. 그는 또 한반도 주변에서 중국의 군사 활동이 늘고 공격적으로 변하고 있다며 “한국은 반드시 중국의 전쟁 개입을 전제로 대비책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군인 가정에서 자랐다.
“우리 가족은 군과 뗄 수 없는 집안이었다. 6남매 중 막내인 나는 형 두 명이 장성이었고, 누나 셋은 모두 군 장교와 결혼했다. 아버지의 친구들도 대부분 군인이었으며, 그들의 자녀들 역시 군 복무를 했다. 그래서 그때는 그런 환경이 특별하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군인이 되고 싶었나.
“아니다. 가족의 압박이나 기대는 전혀 없었다. 고등학생 때 형이 근무하던 독일 미군 부대에서 2주간 지내본 경험이 계기가 됐다. 육체노동과 팀워크가 내 성향에 잘 맞았다. 그때 ‘군인이 된다면 장교로서 더 나은 조직을 만들자’고 마음먹었고, 그렇게 육군사관학교에 진학했다. 장군이 될 거란 생각은 못했다. 목표는 그저 좋은 대대장이 되는 것이었다.”
 
2018년 9·19 남북군사합의 직후 한국에 부임했다.
“2017년 한반도는 북한의 ICBM과 핵실험으로 ‘화염과 분노’의 시기였다. 2018년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남북·미북 간 외교 접촉이 시작됐다. 9·19 합의는 그 긴장 완화 조치의 연장선이었다. 다만 한미동맹의 대비태세엔 부담이 됐다. 예를 들어 공동경비구역(JSA)은 유엔군사령부 관할이기 때문에 남북이 단독으로 비무장을 추진할 수 없었다. 북한은 유엔사 철수를 원했지만, 미국은 단호히 반대했다.”
 
최근 한반도 정세는.
“중국의 군사 활동이 한반도 주변에서 점점 더 공격적으로 변하는 게 우려스럽다. 서해의 중국 측 해상 구조물은 누구에 의해 어떻게 운영되는지 불분명하다. 또 중국 군함의 서해와 인근 국제수역 통과 빈도, 중국 항공기의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 진입이 급증했는데, 이는 대만 문제나 한반도 작전과 연계될 수 있다.”
 
이에 대해 한미 해군의 미흡한 대응 지적도 나온다.
“동의한다. 이런 사안은 군 지휘관의 결정으로 해결할 일이 아니다. 한국 정부가 공식적으로 중국에 문제를 제기하고, 한미동맹 차원의 논의가 필요하다. 동시에 필리핀의 남중국해 대응처럼 한국 해군이 주도적으로 입장을 밝히고 대응해야 한다.”
 
주한미군 감축 가능성은.
“병력 2만8500명에 집착할 필요는 없다. 중요한 건 숫자가 아닌 능력(capability)이다. 위협이 변하면 전력 구조와 역량도 진화해야 한다. 필요한 능력을 확보하기 위해 인원이 늘 수도, 줄 수도 있다.”
 
그 위협은 무엇인가.
“중국이다. 북한은 군 현대화를 추진하지만, 방어 중심이다. 핵과 ICBM 실험은 우려스럽지만 기습 공격 징후는 없다.”
 
한국의 대중 작전계획은.
“세부 내용은 기밀이지만, 한반도에서 전쟁이 재개된다면 제3국 개입 시나리오는 반드시 검토돼야 한다. 특히 중국은 북한과 1961년 체결한 상호방위조약을 지금도 5년마다 갱신한다. 만약 한국전쟁이 다시 일어난다면, 문제는 ‘개입 여부’가 아니라 ‘언제 개입할 것인가’다. 따라서 한미연합사는 중국의 개입을 전제로 대비해야 한다.”
 

☞로버트 에이브럼스 전 사령관은

부친의 근무지인 당시 서독에서 1960년에 태어났다. 1982년 육군사관학교를 졸업한 뒤, 기병 장교로 임관했다. 사우디아라비아, 이라크, 쿠웨이트, 아프가니스탄 등에서 걸프전, 이라크전, 미국-아프간 전쟁에 참전해 전투를 지휘했다. 국립훈련센터장, 제3보병사단장을 역임했다. 중장 당시에는 척 헤이글 국방장관 군사보좌관을 지내기도 했다. 2021년 전역 이후에는 아내 코니 클레벤져와 미주리주에서 살고 있다.

김경준 기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