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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정상회담] 치킨게임 치닫던 미중, 일단 휴전…일부 합의 속 뇌관 남아

연합뉴스

2025.10.30 0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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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쟁점 피하고 中, 희토류 수출 통제 유예·美, 관세율 인하…'빅딜'은 없어 방중·방미 '셔틀 외교'에도 공감대…대만 문제는 거론 안해
[미중정상회담] 치킨게임 치닫던 미중, 일단 휴전…일부 합의 속 뇌관 남아
핵심쟁점 피하고 中, 희토류 수출 통제 유예·美, 관세율 인하…'빅딜'은 없어
방중·방미 '셔틀 외교'에도 공감대…대만 문제는 거론 안해

(베이징=연합뉴스) 정성조 특파원 = 올해 초부터 '관세 전쟁'을 벌이며 세계 경제를 긴장시킨 미중 양국이 30일 부산 정상회담에서 일단 '확전 자제'에는 합의했으나 양국 갈등의 중대 전환점을 만들지 않은 채 해결을 유보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김해공군기지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100분 동안 회담한 뒤 귀국길에 올랐다.
트럼프 대통령이 전용기 에어포스원 약식 기자회견에서 한 설명을 들어보면 중국은 원래 12월 시작 예정이었던 희토류 수출 통제를 1년 동안 유예하고, 대두 등 미국 농산물을 즉시 구매하기로 했다.
또 일명 '좀비 마약'으로 불리는 펜타닐 전구물질 등이 미국으로 유입되지 않도록 협력하기로 했다.
이에 미국은 이번 관세 전쟁의 방아쇠를 당긴 '펜타닐 관세'(총 20%)를 10%포인트 인하할 것이라고 트럼프 대통령은 설명했다. 이렇게 되면 미국의 대(對)중국 관세율을 현행 평균 57%에서 47%로 낮아진다.
아울러 두 정상은 이번 정상회담을 앞두고 새로운 갈등 요인으로 떠오른 항만 수수료도 서로 부과하지 않기로 합의했다.
뒤이어 나온 중국 정부의 회담 결과 발표에는 아예 구체적인 합의 내용이 거의 언급되지 않았고, 양국이 '보복의 악순환'에 빠져선 안 되며 양국 무역 협상팀의 후속 작업이 중요하다는 시진핑 주석의 입장 정도가 소개되는 데 그쳤다.
표면적으로는 서로를 향해 칼을 겨눴던 양국이 정면충돌을 다소 유예한 모양새가 됐다.
다만 이날 회담이 핵심 쟁점들을 유보한 채 '쉬운 목표' 일부만 건든 잠정적 합의에 그쳤다는 점에서, 갈등의 불씨는 여전히 살아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미중은 올해 관세 전쟁 폭발 직후인 지난 5월 스위스 제네바에서 고위급 무역 대표 회담을 열고 115%포인트씩 상호 관세를 인하하는 등 '90일 휴전'에 합의했다.
양국은 이후 수출 통제 조치와 제재를 주고받으면서 영국 런던(6월), 스웨덴 스톡홀름(7월), 스페인 마드리드(9월),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10월)로 장소를 바꿔가며 상황 관리에 나섰다.
중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 1년 유예와 미국산 대두 수입 재개, 미국의 '펜타닐 관세' 10%포인트 인하 등은 이달 말레이시아 고위급 회담 이후 사실상 확정됐던 사항이기도 하다.
최종 결정권자인 양국 정상이 마주 앉았지만 관세 전쟁 국면을 중대하게 전환하는 '빅딜' 없이 종전 합의 재확인 수준에 머물렀다고도 볼 수 있다.
미중 관계의 뇌관 가운데 하나인 대만 문제나 남중국해·태평양 등에서의 중국 위협 문제는 아예 논의 테이블에서 밀려났고, 양국의 이해관계가 일치하기 어려워 보이는 우크라이나 전쟁 문제에서 '공동 대응'한다는 수준의 상징적 언급만 나왔다는 점도 두 정상의 이번 회담이 실질적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는 평가에 힘을 실어준다.
다만 '치킨게임'을 이어오다 멈춘 미중 두 정상은 APEC 계기에 물꼬를 튼 톱다운 정상외교도 이어가기로 한 상태다.
트럼프 대통령은 내년 4월 중국을 방문할 예정이며, 그 이후에는 시 주석이 플로리다주 팜비치나 워싱턴DC로 '답방'할 계획이라고 밝혔고, 신화통신도 미중 정상이 정기적인 교류를 유지하는 데 동의했으며 트럼프 대통령이 내년 초 중국을 방문하고 시 주석을 미국에 초청하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내년 4월 중국을 찾을 경우 8년여 만의 미국 대통령 방중이 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집권 1기 초기인 2017년 11월 중국을 방문한 이후 미국 대통령의 방중은 없었다.
이보다 앞서 시 주석은 2017년 4월 미국을 방문해 플로리다주 마러라고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만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이 내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미국은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개최한다는 점을 상기시키며 두 행사의 성공을 낙관해 내년 두 사람이 여러 차례 만날 수 있음을 시사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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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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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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