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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d, 2연속 인하 뒤 브레이크…시장 ‘12월 동결 모드’로 급선회

중앙일보

2025.10.30 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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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29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했다. 지난달 이어 두차례 연속 금리 인하다. 사진은 제롬 파월 Fed 의장. 연합뉴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29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했다. 지난달 이어 두 달 연속 ‘인하’다. 이로써 미국 기준금리는 연 3.75~4%로 한국(연 2.5%)과의 금리 격차는 상단 기준 1.5%포인트로 좁혀졌다.

이달 Fed가 인하를 결정한 것은 인플레이션(물가 상승)보다 고용 둔화에 더 주목하면서다. 파월 의장은 “고용시장은 수요와 공급 둔화로 점진적으로 냉각됐으며 실업률이 상승하고 (전반의) 하방 위험이 확대됐다”고 평가했다. 물가는 여전히 높지만, 장기 인플레이션 기대는 Fed의 목표 수준(2%)에 근접했다고 봤다.

이와 함께 Fed는 오는 12월 1일부터 보유자산을 줄이는 양적 긴축(QT)을 종료한다. ‘대차대조표 축소’로 불리는 QT는 Fed가 보유한 채권을 팔거나 만기 후 재투자를 중단해 시중의 유동성을 흡수하는 통화정책 수단이다. QT 종료로 2022년 6월부터 이어진 Fed의 추가적인 ‘돈줄 죄기’는 3년 반 만에 마무리된다.

김경진 기자
이달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는 예고된 결과였다. 하지만 미국이 본격적인 금리 인하 사이클로 진입할지는 불투명하다. 결정타는 파월 의장의 발언이다. 그는 기자 회견에서 “(올해 마지막) 12월 회의의 추가 금리 인하는 전혀 확정된 것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관세 영향에 따른 인플레이션 불씨가 여전해서다.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전년 대비)은 3%로 1월(3.1%) 이후 8개월 만에 3%대로 진입했다.

Fed 내부서 ‘동결 소수’ 의견이 등장했다는 점도 금리 경로를 예상하긴 어려운 이유다. 이날 투표권을 가진 12명 위원 가운데 두 명이 0.25%포인트 기준금리 인하에 반대표를 던졌다. ‘트럼프 경제 책사’인 스티브 마이런 이사가 ‘빅컷(기준금리 0.5%포인트 인하)’을 주장했고, 제프리 슈미트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오히려 ‘동결’을 강조했다. JP모건은 “금리 동결 소수 의견은 다소 시장이 예상하지 못한 매파(긴축) 신호였다”고 평가했다.

시장은 바로 반응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Fed가 기준금리를 동결할 확률은 한국 시간 30일 오후 4시 기준 70.4%로 치솟았다. 심지어 하루 전 90%에 달했던 인하 확률은 0%로 수직 낙하했다. 국채 금리도 반응했다. 글로벌 채권 금리 벤치마크인 10년 만기 미국 국채 금리는 전날보다 0.096%포인트 상승해 4%대로 올라섰다.

다음 달 27일 통화정책회의를 앞둔 한국은행의 셈법도 복잡해졌다. 일단 금리 인하 여력은 커졌다. 미국의 2연속 금리 인하로 한ㆍ미간 금리 격차는 줄고, 미국과 관세 협상 타결 등으로 외환시장이 안정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남은 변수는 서울 집값 상승세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이달 20일 국회 국정감사에서 “한은 입장에선 유동성을 더 늘려 부동산 시장에 불을 지피는 역할을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일부 글로벌 투자은행(IB)에선 한국 3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시장 예상을 웃돌자 경기 부양을 위한 금리 인하 명분이 사라졌다고 평가했다. 박정우 노무라증권 이코노미스트는 “내수 회복세가 뚜렷해 금리 동결 기조가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편,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BOJ)은 30일 기준금리를 0.5%로 유지했다. 올해 1월 한 차례 인상한 후 6회 연속 동결이다. ‘확대재정’을 내세운 다카이치 새 내각과 정책을 조율하는 동시에 미국의 관세가 일본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시간을 두고 점검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염지현([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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