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도시 항의 시위…야간통금령에도 혼란 지속
인터넷도 먹통…당국, 공무원·학생에 재택 지시
탄자니아 '제1·2야당 뺀' 대선 거센 후폭풍
최대 도시 항의 시위…야간통금령에도 혼란 지속
인터넷도 먹통…당국, 공무원·학생에 재택 지시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유현민 특파원 = 동부 아프리카 탄자니아에서 제1·2야당을 배제한 대통령 선거에 대한 항의 시위의 후폭풍이 심상치 않다.
30일(현지시간) AP·AFP통신 등에 따르면 전날 최대 도시이자 경제 중심지인 다르에스살람에서 벌어진 수백명의 항의 시위가 폭력 사태로 번졌다. 소셜미디어에 유포된 미확인 영상에는 소규모 시위가 점차 확대되는 모습이 담겼다.
진압에 나선 경찰이 실탄 사격으로 대응하며 다수 사망자가 발생했다는 아직 확인되지 않은 보도도 나왔다.
다르에스살람의 지방정부 청사와 경찰서가 불에 탔고 전국적으로 인터넷 서비스가 중단됐다.
탄자니아 경찰이 전날 850만명이 거주하는 다르에스살람에 야간통행금지령을 내렸으나 밤새 혼란이 지속됐다고 현지 소식통은 전했다. 서부 송웨 지역과 북부 관광 중심지 아루샤를 포함한 여러 지역에서도 소요 사태가 보고됐다.
그런데도 정부는 침묵을 지키고 있고, 엄격히 통제되는 현지 언론은 혼란 사태에 대해 전혀 언급하지 않는다고 AFP통신은 전했다.
전날 탄자니아에서는 사미아 술루후 하산(65) 현 대통령이 연임에 도전하는 가운데 제1·2야당 후보를 뺀 대선이 총선과 함께 치러졌다.
제1야당 차데마(CHADEMA)의 툰두 리수 대표가 지난 4월부터 반역 혐의로 재판을 받으며 구속 중이고, 제2야당 ACT-와잘렌도의 루하가 음피나 후보는 대선 후보 자격이 박탈됐다.
차데마는 이번 선거가 "하산 대통령의 대관식에 불과하다"고 주장하며 항의 시위를 촉구했다.
탄자니아 주재 미국 대사관은 전날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성명에서 대선과 총선이 진행 중인 탄자니아에서 전국적인 시위와 폭력 사태, 도로 봉쇄가 보고되고 있다며 현지 자국민에게 시위 현장과 군중이 모이는 장소를 피하라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줄리어스 니에레레 국제공항으로 가는 주요 도로를 포함한 일부 간선도로가 통제되고 있다"며 "광범위한 인터넷 차단으로 통신이 매우 어렵다"고 덧붙였다.
탄자니아 당국은 선거 이튿날인 이날 공무원과 학생에게 집에 머물 것을 지시했다.
거슨 음시그와 정부 대변인은 인스타그램 계정에 전날 밤 올린 글에서 "출근해야 하는 직무를 수행하는 공무원을 제외한 전국 모든 공무원은 재택근무를 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부분의 학교가 휴교하고 많은 상점이 문을 닫았다.
야간통행금지가 해제된 이날 아침 다르에스살람의 거리는 조용했으며 많은 군경 보안 요원이 거리를 순찰하고 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선거관리위원회는 전날 대선 개표 결과를 7일 안에 발표해야 한다. 로이터통신은 선관위가 3일 이내에 최종 개표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email protected]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유현민
저작권자(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