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진 곳, 아무 연고도 없는 산속에서 숨진 젊은이였다.
유족들의 요청은 시신을 수습한 차량을 회수해 달라는 거였다.
고인은 렌터카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대형 렌터카 업체들은 보통 자체적으로 차량을 회수한다.
특수청소가 필요한 경우 업체에서 의뢰한 뒤 유족에게 청구한다.
하지만 규모가 작은 회사들은 그럴 인력이 없다.
유족들이 차를 끌고 와 청소까지 마친 뒤 연체료를 내고 반납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 의뢰였다.
조그만 시골 마을에서 연줄도 없는 젊은이가 산에 차를 대고 죽은 사건이다.
경찰에 앰뷸런스까지 다녀가 마을이 흉흉했던 모양이다.
유족들은 피붙이가 죽은 곳, 낯선 마을의 험한 시선을 꺼렸다.
“동네에 소문이 잔뜩 난 것 같아요. 낮에 가시면 불편하실 거예요.”
나도 그런 시선은 싫었다.
못해도 3시간 반은 걸릴 거리였다.
일부러 오후 늦게 출발했다.
차량을 회수해야 하는 일이니 내 차를 가져갈 수 없었다.
내비도 모르는 곳이라니 대중교통이 있을 리 없다.
근처에서 택시를 잡은들 기사분에게 뭐라 설명해야 현장까지 가겠나.
자주 만나는 아는 동생에게 도움을 청했다.
내비는 그 동네 마을회관에서 끊겼다.
오후 7시가 지나고 있었다.
거기서부터는 약도를 꺼내 들고 내가 내비가 돼야 했다.
포장도로가 끝나고 덜컹대는 흙길이다.
“계속 직진….”
대체 ‘양쪽으로 큰 나무가 있는 길’은 언제 나오는 건가.
혹시나 지나쳤나 싶어 차에서 내려 확인하곤 했다.
가로등도 없는 산길은 정말로 으스스했다.
“어? 저 나무 아닌가요?”
양쪽에 선 나무들 사이로 그 건너편은 한 치 앞도 안 보이는 어둠이었다.
마치 저승의 문설주처럼, 다른 세계로 가는 통로처럼.
대체 이런 곳을 어떻게 알고 찾아온 걸까.
울퉁불퉁 비포장도로를 슬금슬금 지나다 보니 저 멀리에 어둠보다 더 새까만 무언가가 있는 듯했다.
길은 차량 한 대만 지날 만큼 좁아졌다.
어둠을 뚫고 올라서니 다행히 작은 공터가 나왔다.
시신이 발견된 차량이 있었다.
“차에 블랙박스 좀 대신 확인해주실 수 있나요? 직접 볼 자신이 없네요.”
유족은 이런 문의를 해왔다.
(계속)
간단히 청소한 차를 끌고 돌아온 그날 밤 자정. 노트북에 블랙박스 카드를 연결했다.
사망 추정일은 3일 전이었다. 그날의 영상부터 돌렸다.
“주차 중 이벤트가 발생했습니다.” 차량 문이 열고 닫히는 소리와 동시에 블랙박스 기계음이 들렸다. 소리는 한번으로 끝나지 않았다. 그날 차 안에선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진 걸까. 더 자세한 내용은 아래 링크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