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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간판 공연장 케네디센터, 트럼프 우향우 여파로 객석 썰렁

연합뉴스

2025.10.31 2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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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켓 판매 2020년 코로나 이후 최저치
美간판 공연장 케네디센터, 트럼프 우향우 여파로 객석 썰렁
티켓 판매 2020년 코로나 이후 최저치

(서울=연합뉴스) 김연숙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워싱턴DC 간판 공연장인 케네디센터의 진보 색채를 없애겠다며 직접 이사장을 맡은 여파로 공연장 객석이 텅텅 빈 채 티켓 판매가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지난 9개월간 케네디센터 내 3대 공연장의 티켓 판매량이 코로나19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고 3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문화계에서 진보 색채를 빼겠다며 케네디센터를 겨냥해 '문화 전쟁'을 벌여왔다. 그는 재집권 직후인 지난 2월 케네디센터의 진보성향 이사들을 해촉하고 자신을 이사장으로 '셀프 임명'했다.
WP는 9월 3일부터 10월 19일까지 케네디센터의 티켓 판매 데이터를 수집, 분석한 결과 총 판매가능 좌석 약 14만3천석 중 5만석 이상이 비어있었다고 전했다.
또 소비자데이터 분석회사 컨슈머 엣지에 따르면 올해 9월과 10월 중순까지 케네디센터 티켓 매출은 작년 같은 기간의 절반도 채 되지 않았다. 이는 코로나19로 케네디센터 대부분이 폐쇄됐던 2020년을 제외하면 2018년 이후 최저 수준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케네디센터를 맡기 전까지 대규모 공연장에 빈 좌석이 많이 보이는 일은 흔치 않았다고 WP는 전했다.
케네디센터의 한 전직 직원은 "초당적 예술기관의 전례 없는 인수에 새 경영진의 경험 부족 등이 더해지면서 매출 감소를 예상했지만, 팬데믹보다 더 큰 타격을 입혔다는 사실은 정말 충격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확인된 수치는 티켓 판매 부진으로 인해 취소되거나 소규모 극장으로 옮겨진 공연은 반영하지 않았기 때문에 상황은 훨씬 더 심각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부진으로는 여러 이유가 거론된다. 뉴욕 브로드웨이의 뮤지컬 공연 관객도 감소한 상황이고, 트럼프 정부가 워싱턴DC에 주방위군을 투입하면서 관광객도 줄었다. 트럼프 정부의 정책에 반대해 그의 재임 기간 케네디센터 공연을 보이콧하겠다는 목소리도 있었다.
한 직원은 "이번 판매 부진은 단순히 가격이나 프로그램 때문은 아니다"라며 "새 정권의 리더십 교체와 광범위한 정치 분위기와 직결된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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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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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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