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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넌 돈 횡령한 사기꾼이야!" 中 축구팬, 또 감독만 맹비난...72세 이반코비치 은퇴 선언에도 "거짓말쟁이" 악플 폭주

OSEN

2025.11.01 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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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OSEN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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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고성환 기자] 지도자 커리어를 끝내기로 한 브란코 이반코비치 감독(71)이 일부 중국 축구팬들의 비난을 받고 있다.

중국 '소후'는 1일(이하 한국시간) "크로아티아 출신 이반코비치 감독이 은퇴를 선언하며 42년 감독 생활을 마무리했다. 네티즌들은 그가 중국 대표팀에서 거액을 편취했다고 비난했다"라고 보도했다.

이반코비치 감독은 지난달 30일 자신의 소셜 미디어를 통해 "환상적인 여정이었다. 60년이 넘도록 축구 선수와 감독으로 살아아왔다. 크로아티아, 독일, 이란, 중국,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그리고 오만이 보내준 훌륭한 협력과 신뢰, 그리고 수많은 훌륭한 사람들, 동료, 친구들을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주신 점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라며 작별인사를 남겼다.

이어 그는 "이 놀라운 여정 내내 사랑과 지지, 그리고 힘을 주신 가족에게 가장 큰 감사를 전한다. 자랑스럽고 감사한 마음을 담아 이렇게 말씀드릴 수 있다. 이제 때가 왔다. 감사하다"라며 은퇴 소식을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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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번째 생일을 앞두고 은퇴를 선언한 이반코비치 감독. 중국 '티탄 스포츠'에 따르면 그는 최근 자그레브에서 측근들과 식사하던 도중 갑작스레 34년간의 지도자 생활을 끝내겠다고 발표했다. 이반코비치 감독은 "이제 됐다. 더 이상 세계를 떠돌아다닐 필요가 없다. 이제 가족과 친구, 나 자신을 위해 더 많은 시간을 쏟을 것"이라고 말해 모두를 놀라게 했다.

1954년생 이반코비치 감독은 크로아티아 출신이다. 그는 현역 시절 바르텍스(크로아티아)에서만 12년간 원클럽맨으로 활약했고, 축구화를 벗은 뒤에는 1991년 바르텍스 감독으로 부임하며 지도자로 변신했다. 이후 리예카 감독, 크로아티아 대표팀 수석코치, 하노버 감독 등을 맡으며 경험을 쌓은 이반코비치 감독은 코치로 크로아티아의 1998 프랑스 월드컵 4강 진출에 힘을 보태기도 했다.

아시아 축구와도 연이 깊다. 이반코비치 감독은 2001년 7월 이란 대표팀 수석코치로 부임했고, 반년 후 아예 감독직을 맡았다. 그는 2002년 이란 23세 이하 대표팀을 이끌고 준결승에서 한국을 꺾은 뒤 부산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손에 넣었고, 2004 아시아축구연맹(AFC) 중국 아시안컵 8강에서도 한국을 4-3으로 제압하고 준결승에 오른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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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반코비치 감독의 다음 스텝은 중국이었다. 그는 2009년 중국 슈퍼리그 산둥 루넝에 부임하며 중국 축구에 발을 내디뎠고, 이후 알 이티파크(사우디)와 알 와흐다(UAE), 디나모 자그레브, 페르세폴리스(이상 이란), 알 아흘리(사우디) 등을 거쳐 2020년 오만 대표팀 감독을 맡았다.

마지막 커리어는 중국 대표팀이다. 이반코비치 감독은 2024년 1월 오만 대표팀에서 경질된 직후 중국 대표팀의 손을 잡았다.

하지만 그는 2002년 이후 처음으로 월드컵 본선 진출을 꿈꾸는 중국 축구의 염원을 이뤄주지 못했다. 중국은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에서 C조 5위에 그치며 탈락했고, 그대로 이반코비치 감독과 작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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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중국 내에선 여전히 이반코비치 감독을 향한 시선이 그리 곱지 않은 모양새다. 특히 2026 북중미 월드컵은 사상 최초로 48개국 체제로 치러지는 만큼 기대감이 컸지만, 기대가 곧 실망으로 바뀌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소후는 "이반코비치의 은퇴는 모든 팬들의 공감을 얻지 못했다. 많은 네티즌들은 그가 대표팀 감독 재임 기간 동안 만족스러운 성과를 내지 못하고, 고액 연봉만 받았을 뿐 팀에 좋은 결과를 가져오지 못했다며 '사기꾼'이라고 비난했다. 심지어 일부 팬들은 '돈을 횡령했다'고 비난하기도 했다"라고 전했다.

이반코비치 감독은 산둥 루넝을 이끌고 중국 슈퍼리그에서 우승하는 등 많은 성과를 냈지만, 중국 대표팀에선 4승 2무 8패에 그쳤다. 승률은 고작 28.57%. 무엇보다 신태용 감독의 인도네시아에 밀리며 아시아 4차 예선조차 진출하지 못했다. 

소후는 "중국 대표팀은 이반코비치의 지도 아래 일본에 0-7, 인도네시아에 0-1로 패하는 등 참패를 겪었다. 그는 전술적으로 다이아몬드 미드필드 포메이션을 고집했지만, 너무 경직되고 유연성이 부족하다는 비판을 받았다. 게다가 치명적인 선수 교체 실수도 저질렀다. 이러한 요소들이 팬들의 불만을 증폭시켰고, 많은 이들은 그를 '거짓말쟁이'라고 맹비난했다"라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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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이반코비치 감독도 할 말은 있다. 앞서 그는 자신이 산둥 루넝 시절 중국 슈퍼리그 우승을 포함해 13번이나 우승했으며 루카 모드리치 같은 세계적인 선수들을 키워냈다고 반박했다. 만약 자신이 정말 사기꾼이라면 42년이나 감독 커리어를 이어왔을 수 없었을 것이라고 꼬집기도 했다.

게다가 중국 축구의 거듭된 몰락을 이반코비치 감독만의 탓으로 돌리긴 어렵다. 중국은 벌써 6번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에 실패했다. 대형 스타가 나오지도 않고, 선수들의 전체적인 실력도 크게 발전하지 않는 가운데 문제점을 외부에서 찾으려 하면 안 된다. 이반코비치 감독이 많은 연봉을 받은 것도 모두 중국 축구협회의 선택이다.

한편 중국 대표팀은 여전히 이반코비치 감독의 후임을 찾지 못했다. 그가 떠난 지 4개월이 지났지만, 데얀 주르예비치 연령별 대표팀 감독이 잠시 감독대행을 맡은 게 전부다.

이 때문에 11월 A매치 계획도 물거품이 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7월 15일 경기 이후 다음 경기가 2026년 3월이 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 중국 축구협회의 문제점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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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성환([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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