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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AI 깐부' 치맥 회동, 젠슨 황 34세 딸의 작품이었다 [경주 APEC]

중앙일보

2025.11.02 12:00 2025.11.02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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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30일 오후 서울 강남구 삼성역 인근 깐부치킨 매장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치킨 회동을 하고 있다. 김경록 기자
지난달 30일 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왜 깐부치킨을 찾았을까. ‘치맥(치킨+맥주)’ 회동 성사 과정을 잘 아는 복수의 여권 인사는 “황 CEO의 딸인 매디슨 황이 기획자”라고 말했다.

서울 강남구 삼성동 깐부치킨 매장을 콕 집은 것도 매디슨 황이었다고 한다. 익명을 원한 여권 관계자는 “메디슨 황이 친한 친구라는 의미의 은어인 깐부를 직접 타기팅해 장소를 고르고 ‘인공지능(AI) 깐부’ 결성이란 컨셉에서 그날 행사를 기획한 것”이라고 전했다. 메디슨 황은 한 달 전 먼저 방한해 엔비디아와 협력 관계인 관련 기업들을 방문할 때 이 매장을 치맥회동 장소로 선정했다고 한다. ‘깐부’라는 단어는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에 등장하는 “우리는 깐부잖아”라는 대사로 세계에 알려졌다.

젠슨 황은 치맥 회동 직전 가게 앞에서 취재진에게 “저는 특히 친구들과 치킨과 맥주를 함께 즐기는 걸 좋아한다. 그래서 ‘깐부’는 그런 자리에 딱 맞는 곳이라고 생각한다”고 장소에 의미를 부여했다. 세 사람은 만찬 중에 팔을 서로 꼬아 ‘러브샷’도 했다. 코엑스에서 이어진 엔비디아 그래픽카드(GPU) ‘지포스’ 한국 출시 25주년 행사에서도 황 CEO는 무대에 “치맥을 함께한 친구”라며 이 회장과 정 회장을 무대로 끌어 올렸다.

황 CEO와 함께 방한한 매디슨 황은 이날 행사 내내 아버지보다 한발 앞서 걸으며 길을 안내하는 등 밀착 마크했다. 황 CEO가 두 회장에게 일본산 고급 위스키 하쿠슈 25년를 사인해 선물할 때도 이 두 병을 직접 아버지한테 전달한 게 그녀다.
이재명 대통령이 31일 경북 경주화백컨벤션센터(HICO)에서 젠슨 황 엔비디아(NVIDIA) 대표와 접견에서 젠슨 황의 딸 메디슨 황과 악수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1990년생인 매디슨 황은 2020년 엔비디아에 입사해 피지컬 AI 플랫폼과 휴머노이드 로봇 플랫폼을 담당하고 있다. 매디슨 황은 회사 내에서 오빠인 스펜서 황보다 높은 시니어 디렉터 직급을 달고 있다. 매디슨 황은 미국의 유명 요리학교 CIA를 졸업한 뒤 르 코르동 블루에서 제과·제빵과 와인 양조를 공부한 뒤 2015년부터 4년간 프랑스 명품 기업 루이뷔통모에헤네시(LVMH)에서 근무했다. 엔비디아 입사 후엔 고속 승진했다. 황 CEO의 전 세계 주요 강연에 자주 동행하며 일정을 함께 소화하고 있다.

황 CEO는 지난달 31일 경북 경주 화백 컨벤션센터에서 이재명 대통령을 접견할 때도 딸을 데려가 직접 소개했다. 이 대통령이 매디슨 황과 인사하며 “따님이라니 믿어지지 않는다. 너무 젊어 보이신다”고 하자 황 CEO는 딸의 나이를 “34살이다”고 소개했다. 이 대통령이 “우리나라에서는 나이가 비밀”이라고 말하자, 황 CEO가 “죄송하다. 제가 지어낸 숫자다”고 농담으로 받았다. 황 CEO는 이날도 접견에 함께한 이재용 회장과 정의선 회장을 “치맥 동료들”이라고 소개하며 “다음에는 대통령도 함께하실 것”이라고 말했다.




윤지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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