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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세청, 캄보디아 프린스그룹 국내 거점 세무조사 착수

중앙일보

2025.11.02 20:57 2025.11.02 2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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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세청이 최근 캄보디아 스캠 범죄 배후로 알려진 프린스그룹의 국내 거점을 대상으로 세무조사에 착수했다. 자금 세탁처로 지목된 후이원그룹의 환전소도 조사한다.
임광현 국세청장이 3일 정부세종청사 국세청 대강당에서 열린 2025년 하반기 전국 세무관서장 회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세청이 3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새 정부 첫 전국 세무관서장 회의를 열어 이를 포함한 향후 국세 행정 운영 방안을 논의했다. 회의를 주재한 임광현 국세청장은 “국민의 기본적인 삶조차 위태롭게 하는 민생 침해 탈세, 역외탈세, 불공정거래 등은 확실한 불이익을 받도록 강력히 대응할 것”이라며 “특히 최근 캄보디아 범죄 조직 관련 사안은 철저하게 조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국세청은 지난달 말 캄보디아 스캠 범죄에 연루된 프린스그룹의 국내 업체에 대해 세무조사에 착수했다. 프린스그룹은 서울 주요 상업지에 해외 부동산 투자 자문 업체를 세우고, 영업직 임직원을 채용하는 등 국내 사업을 하고도 사업소득과 임직원 근로소득 원천세 등을 신고하지 않았다.

또한 이들은 국내 투자자로부터 1인당 최대 수억원에 달하는 부동산 투자금을 모집해 이를 캄보디아 현지 법인에 20억∼30억원가량 송금했으나, 실제 부동산 취득 내역은 확인되지 않았다. 국세청은 이들이 해외 부동산 투자로 가장해 피싱 범죄 수익을 국외 유출한 혐의가 있다고 판단하고, 관계 기관과 공조해 범죄 수익 환수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캄보디아 후이원그룹과 연계된 환전소를 운영하면서 수입 금액을 축소 신고한 내국인에 대한 조사도 병행하고 있다. 이들이 국내에 신고한 환전액은 연 1억원 미만이나 실제 환전액은 100억원 이상에 달하는 것으로 국세청은 추정했다. 국세청은 환전 수수료 수입 탈루 혐의와 함께 환전 거래 내역을 추적해 불법 자금 세탁 등 범죄 관련 여부를 검증할 예정이다.

이날 회의에서 국세청은 인공지능(AI) 대전환에 관한 구체적인 구상을 밝혔다. 대대적인 투자로 ▶AI 세금 업무 컨설턴트 ▶AI 탈세 적발 시스템 ▶AI 자료 처리 어시스턴트 등을 구축하는 내용이다. 국세청 관계자는 “복잡한 세법과 절차 때문에 어려움을 겪는 납세자에게는 세무 전문가 수준의 컨설팅을 제공하고, 탈세 적발과 체납 관리도 사람 중심에서 AI 중심으로 전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최신 그래픽처리장치(GPU)를 확보해 ‘국세청 전용 AI 인프라’를 구축하고 국세청에 최적화한 생성형 AI 모델 도입도 추진한다. 최대한 빠르게 예산을 확보해 과제를 개발한 뒤 2028년부터 본격적인 AI 국세행정 서비스를 개시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국세청은 체납자 133만 명의 생활 실태를 확인하기 위해 ‘국세 체납관리단’을 신설한다. 체납자 여건에 따라 생계곤란형 체납자에게는 복지서비스를 연계해 재기를 지원하고, 악의적 체납자에겐 엄정하게 대응할 방침이다.

이날 회의에서 안덕수 조사국장은 “최근 국세청은 불공정 행위로 부당이득을 취하는 탈세자를 조사해 주식시장 정상화에 기여했고, 원자잿값 상승을 핑계로 가격을 급격히 올린 업체를 조사해 생활 물가 안정에도 힘을 보탰다”고 말했다. 임 청장은 “국민을 중심에 두고 국세 행정을 혁신해 나가야 한다”며 “국세 행정의 변화가 민생 경제와 국민의 삶에 실질적인 영향을 줄 수 있도록 전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장원석([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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