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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만에 완판됐지만…"136만원짜리 걸레" 욕 먹은 명품 후드

중앙일보

2025.11.03 07:26 2025.11.03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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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에 올라온 발렌시아가의 새상품. SNS 캡처
명품 브랜드 발렌시아가의 신상품 '디스트로이드(Destroyed) 모델 재킷'이 출시 24시간 만에 완판됐다. 재난 현장에서 발견된 옷처럼 심하게 훼손된 모양의 후드 재킷이지만 가격은 950달러(약 136만원)이다.

최근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 기고가 켄 쿠앙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해당 제품의 영상을 올리고 "발렌시아가 디스트로이드 모델 재킷의 첫 물량이 모두 팔렸다"고 밝혔다.

해당 재킷은 간신히 후드 모양을 유지하고 있을 뿐, 옷 여기저기가 찢어져 나간 모양이다. 발렌시아가의 난해한 신상품을 접한 네티즌들은 "저런 상태가 가치라면 나는 이미 억만장자"다, "950달러짜리 걸레" 라며 비판하기도 했다.

발렌시아가가 2022년에 선보인 구멍 뚫린 후드티. 판매가는 약 160만원이다. 발렌시아가 홈페이지
발렌시아가는 오래 전부터 '하이패션(high fashion)'을 고집하며 파격적인 제품을 출시해왔다. 2022년에는 구멍이 잔뜩 난 후드티를 950파운드(약 160만원)에 판매했다.

발렌시아가는 이 옷이 싱글 포켓과 천 전반에 걸친 찢김과 구멍 디테일이 특징이라고 설명했지만, 소비자들은 이 후드티를 "'밥더빌더(영국 BBC 유아용 애니메이션에 나오는 목수 캐릭터)나 입을 옷"이라며 비웃었다.

발렌시아가가 올해 선보인 립스틱으로 그림을 그린 듯한 후드티. 약 160만원짜리다. 발렌시아가 홈페이지

올해 선보인 또다른 옷 중에는 립스틱으로 낙서한 듯한 필체로 디자인 된 후드티도 있는데, 발렌시아가는 이 디자인이 "특별한 사람을 위한 선물을 개인적으로 꾸미는 진심 어린 제스처를 떠올리게 하는 의도"로 제작된 것이라 밝혔다. 이 후드티 가격도 1190달러(약 160만 원)에 달한다.

하지만 네티즌들은 이 옷에 대해 "촌스럽다"며 발렌시아가가 주장하는 '하이패션'이 대중적인 자라(ZARA) 제품과 다를 바 없다고 조롱했다. 일각에서는 "이걸 살 수 있는 사람에게 세금을 더 매겨라", "쓰레기를 왜 판매하냐", "브랜드들이 우리를 놀리는 것 같다", "H&M도 이거보다 낫다"는 비판도 나왔다.

이에 대해 패션 전문가들은 발렌시아가가 "손상된 낡은 옷을 비싸게 판매함으로써 부와 완벽함에 대한 전통적인 정의에 도전하는 '아이러니한 반항의 매력'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분노한 사람들이 각종 SNS에 글을 올리며 수백만 달러 상당의 무료 홍보를 하게 하는 '분노 마케팅의 천재'"라고 평가했다.



신혜연([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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