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 절반 이상 "향후 5년 내 정치인 암살 가능성 있어"
폴리티코 여론조사…'정치폭력 증가할 것' 응답도 55%
(서울=연합뉴스) 서혜림 기자 = 미국인 절반 이상이 정치 폭력의 증가를 우려하며 향후 5년 내 선거에 출마한 정치인이 암살당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3일(현지시간)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와 여론조사업체 퍼블릭퍼스트가 지난달 18∼21일 미국 성인 2천5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55%는 앞으로 정치 폭력이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5년 내 선거에 입후보한 정치인이 암살당할 가능성이 있다는 응답도 절반을 넘었다.
이 같은 답변 경향성은 공화·민주당 지지 여부와 관계없이 보편적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대선에서 공화당 후보로 출마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투표한 응답자의 51%, 민주당의 카멀라 해리스 후보에게 투표한 응답자의 53%가 각각 정치인 암살 사건의 발생 가능성을 우려했다.
응답자의 64%는 정치적 폭력이 결코 정당화될 수 없다고 밝혔지만, 때에 따라서 용인될 수 있다는 응답도 24%에 달했다.
특히 45세 미만 응답자 중에선 3명 중 1명꼴로 정치적 폭력이 때론 정당화될 수 있다는 시각을 드러냈다.
응답자의 41%는 자신의 정치적 견해를 공개하는 데 주저함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런 답변을 한 응답자들 사이에선 정치 폭력 증가를 우려하는 비율이 68%로 더욱 높게 나타났다.
폴리티코는 지난해 대선 국면에서 발생한 트럼프 대통령 암살 시도 사건과 지난 9월 청년 보수 운동가 찰리 커크 암살 사건 등이 정치 폭력에 대한 미국인의 우려를 키웠다고 진단했다.
미 시카고대 정치학 교수 로버트 페이프는 "지금 벌어지는 일은 정치적 폭력에 대한 대중의 지지가 주류 사회에서 커지고 있다는 것"이라며 "이는 소수 비주류만의 문제가 아니며, 이런 지지가 커질수록 충동적인 사람들은 폭력이 용인된다고 느끼게 될 가능성이 커진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더 이상 폭력의 문턱에 있는 게 아니라 확실히 그 소용돌이 한 가운데 있다"며 현재 미국에는 '폭력적 포퓰리즘'의 시대가 도래했다고 경고했다.
[email protected]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서혜림
저작권자(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