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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쿠폰 영향?…10월 물가 상승률 2.4%, 15개월 만에 최고

중앙일보

2025.11.03 22:23 2025.11.04 0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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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장을 보는 시민들. 뉴스1
지난달 소비자물가가 1년 전보다 2.4% 올랐다. 15개월 만에 가장 큰 상승 폭이다. 곡물과 과일, 숙박료 등 주요 품목의 가격이 일제히 오른 영향이다. 민생회복 소비쿠폰이 물가 상승을 부추겼다는 지적에, 정부는 “소비쿠폰이 물가에 미친 영향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4일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전년 같은 달보다 2.4% 상승하며 두 달 연속 2%대 오름세를 이어갔다. 이는 지난해 7월(2.6%) 이후 1년 3개월 만에 가장 크게 올랐다.
김지윤 기자

상승세를 이끈 것은 서비스 물가였다. 2017년 이후 처음으로 7일간 이어진 추석 연휴 동안 여행 수요가 급증하면서 숙박료와 렌터카 요금 등 관련 비용이 치솟았다. 해외 단체 여행비, 숙박료, 미용료 등이 포함된 외식 제외 개인서비스 물가는 3.6% 상승하며 큰 폭의 오름세를 보였다. 특히 콘도 이용료는 전년 대비 26.4% 급등했고, 승용차 임차료(14.5%)와 해외 단체 여행비(12.2%)도 10%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반면 외식 물가 상승률은 일부 프랜차이즈의 할인 행사 영향으로 3.0% 오르는 데 그쳐, 전월(3.4%)보다 둔화했다.

일각에서는 정부의 민생회복 소비쿠폰 정책이 물가 상승을 자극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됐지만, 정부는 그 영향이 제한적이라고 설명했다. 쿠폰 사용이 주로 대중음식점·마트·식료품 업종에 집중돼 있어, 이번 상승세를 이끈 외식 제외 개인서비스 물가와는 관련이 적다는 것이다. 또한 소비쿠폰은 주민등록상 주소지에서만 사용할 수 있고, 온라인 결제나 숙박 예약 플랫폼에서는 이용이 불가능해 여행·숙박 관련 지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 정부는 덧붙였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이번 물가 상승은 소비쿠폰보다는 기상 요인과 추석 연휴로 인한 수요 증가의 결과”라고 말했다.

이상기후로 인해 농축수산물 물가가 3.1% 뛰며 전체 물가를 0.25%포인트 끌어올렸다. 이중 축산물은 5.3%, 수산물은 5.9% 올랐다. 특히 돼지고기(6.1%), 고등어(11.0%)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과실 가격도 전년 대비 10.9% 올랐는데, 특히 사과값이 21.6% 급등했다. 쌀을 포함한 곡물류 가격도 21.8%나 뛰었다. 반면 배추(-34.5%)와 무(-40.5%) 등 채소류 물가는 출하량이 늘면서 14.1% 하락했다.

석유류 역시 4.8% 오르며 올 2월(6.3%) 이후 가장 많이 올랐다. 지난해 10월 국제유가가 하락했던 기저효과에 최근 원화가치가 내린(환율은 상승) 영향이다.

한편 정부는 김장철을 앞두고 소비자 부담 덜기 위해 총 500억원 규모의 역대 최대 농축수산물 할인 행사를 진행한다. 이 중 300억원은 다음 달 3일까지 배추·무·돼지고기 등 김장 재료를 최대 40% 저렴하게 판매하는 데 쓰인다. 나머지 200억원은 수산물 최대 50% 할인, 온누리상품권 환급 행사에 투입된다. 정부는 또 2030년까지 수산물 유통비용률(소비자가격 중 유통 과정에 쓰인 비용이 차지하는 비율)을 10% 낮추는 것을 목표로 유통 구조 전반의 개선에도 나설 계획이다.



김연주([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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