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의 신뢰가 무너진다…UFC, '몰래 방출' 파문 확산
OSEN
2025.11.04 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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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정승우 기자] UFC에서 전례 없는 '의혹 방출' 사태가 벌어졌다. 고의 패배 논란의 중심에 섰던 파이터 이삭 둘가리안이 조용히 UFC 명단에서 삭제된 것이다.
미국 격투기 전문지 'MMA 매니아'는 3일(이하 한국시간) "UFC 베가스 110에서 의심스러운 경기로 논란이 된 둘가리안이, 대회 직후 계약 해지 통보를 받았다"라고 보도했다.
문제의 경기는 지난 2일 라스베이거스 UFC 에이펙스에서 열린 'UFC 파이트 나이트: 가르시아 vs 오나마' 메인카드였다. 둘가리안은 경기 전까지 -240의 배당을 받을 만큼 확실한 우세로 평가받았다. 그러나 경기 직전 상황이 급변했다.
대규모 베팅이 상대 야디에르 델 발레의 1라운드 승리로 몰리기 시작했고, 둘가리안의 배당은 순식간에 -130으로 하락했다. 일부 북메이커는 비정상적 흐름을 감지하고 아예 베팅창을 닫았다.
결과는 예감대로였다. 둘가리안은 1라운드 리어네이키드 초크로 패했고, 일부 대형 업체는 "이 경기는 정상이 아니다"라며 해당 경기 베팅금 전액을 환불했다. 보통의 패배였다면 있을 수 없는 조치다.
진짜 충격은 그다음이었다. UFC는 대회가 끝난 지 하루도 지나지 않아 둘가리안을 전격 방출했다. 공식 사유는 '패배'로 명시됐지만, 현지 관계자들은 "타이밍이 너무 절묘하다"고 입을 모았다.
격투기 전문기자 아리엘 헬와니는 "공식 설명은 단순한 경기 결과지만, 누가 봐도 이례적인 조치"라며 "조용한 해고야말로 UFC가 무언가를 알고 있다는 신호일 수 있다"라고 짚었다.
이번 사건은 2022년 다릭 미너–샤일란 누얼단비에커전을 떠올리게 한다. 당시 미너가 부상 사실을 숨긴 채 출전했다가 초반 30초 만에 TKO로 무너졌고, 해당 부상 정보가 도박 조직으로 흘러갔다는 사실이 드러나 UFC가 코치 제임스 크라우스를 영구 제명한 바 있다.
현재 UFC는 별도의 입장을 내지 않았지만, 이번 사건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파장은 클 것으로 보인다. 미국 스포츠계가 최근 NBA 불법도박 수사로 이미 흔들리고 있기 때문이다.
둘가리안 사건은 단순한 '패배 논란'이 아니라, 스포츠 공정성의 뿌리를 뒤흔드는 사건으로 번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email protected]
정승우([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