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고성환 기자] 일본 축구가 17세 이하(U-17) 월드컵에서 '아프리카 강호' 모로코를 격파하며 완벽한 첫발을 뗐다. 가수 김정민의 아들이자 '대형 공격수 유망주' 다니 다이치(17, 사간 도스)가 부상으로 빠졌음에도 여전히 강력한 모습이었다.
일본 '아베마 타임스'는 4일(이하 한국시간) "충격적이다! 일본 대표팀 미드필더의 '예술적 슈퍼골'이 대단하다. 정말 고등학생이 맞는지 해설도 팬들도 경악했다"라며 일본 U-17 대표팀의 모로코전 승리를 주목했다.
일본 U-17 대표팀은 3일 카타르 도하 어스파이어존 피치5에서 열린 2025 국제축구연맹(FIFA) U-17 월드컵 조별리그 B조 1차전에서 모로코를 2-0으로 제압했다.
이번 대회는 2026 북중미 월드컵과 마찬가지로 처음으로 기존 24개국에서 48개국으로 확대됐다. 각 조 1·2위와 3위 중 상위 8개 팀이 32강 토너먼트에 진출한다. 일본은 모로코, 포르투갈, 뉴칼레도니아와 함께 B조에 속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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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 첫 상대인 모로코를 상대로 완승을 거뒀다. 모로코는 2022 카타르 월드컵 4강 진출에 이어 최근 열린 20세 이하 월드컵에서 사상 최초로 우승하는 등 '아프리카 최강'으로 불리는 팀이지만, 일본을 만나 생각보다 쉽게 무너졌다.
경기 초반은 모로코가 주도했다. 빠른 전환과 강한 압박으로 일본 수비를 흔들었다. 일본은 초반 20분까지 상대의 피지컬 싸움에 밀리며 공세를 막는 데 집중해야 했다. 그러나 골키퍼의 잇단 선방과 수비진의 몸을 던진 수비로 실점을 막았다.
위기를 넘긴 일본의 반격이 시작됐다. 전반 28분 다이가 세구치가 골망을 흔들었으나 비디오 판독을 거쳐 반칙으로 취소됐다. 선제골도 일본의 몫이었다. 후반 13분 세구치가 반대 전환 패스를 받은 뒤 예리한 오른발 감아차기로 골망을 갈랐다.
일본은 이후로도 모로코의 공세를 잘 막아내며 리드를 지켰다. 그리고 후반 추가시간 히라시마 다이고가 두 번째 골을 넣으면서 경기에 쐐기를 박았다. 실리적인 운영과 효율적인 공격으로 모로코를 잠재운 일본 U-17 대표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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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 이상의 결과에 일본 축구계는 열광의 도가니다. 아베마 타임스는 "세구치가 보여준 아름다운 궤적의 슈팅에 해설진과 팬들이 크게 흥분하고 있다. 그가 박스 앞에서 다이렉트로 때린 오른발 슈팅은 아름다운 커브를 그리며 옆쪽 골망을 흔들었다"라고 전했다.
이어 매체는 "득점 순간 하라 다이고 캐스터는 '뷰티풀! 원더풀!'이라고 외치며 '엑설런트다! 그 터치는 대체 뭘까'라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팬들도 소셜 미디어를 통해 '정말 고등학생이 맞는 건가?', '너무 멋지다', '세계에 이름을 알렸다' 등의 반응으로 세구치를 칭찬했다"라고 덧붙였다.
일본 'J 스포츠' 역시 "일본 U-17 대표팀이 월드컵 첫 경기에서 쾌승을 거뒀다! 아프리카 왕자 모로코를 격파했다"라며 "공수 모두 빈틈없는 경기 운영으로 귀중한 승점 3점을 챙겼다. 최고의 스타트를 끊은 일본의 다음 상대는 뉴칼레도니아다. 배수진을 칠 뉴칼레도니아를 상대로 힘든 싸움이 예상되지만, 첫 경기의 기세를 연승으로 연결하길 바란다"라고 짚었다.
뉴칼레도니아는 포르투갈에 선제골을 넣었지만, 이후 6실점하면서 역전패했다. 현재 B조 1위는 골득실 +5를 기록 중인 포르투갈이다. 일본과 뉴칼레도니아의 경기는 오는 6일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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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김정민의 아들로 잘 알려진 다니 역시 이번 월드컵에 출전할 수 있었다. 앞서 그는 세오 료타(토인가쿠엔고)의 부상 낙마로 일본 U-17 대표팀에 추가 소집됐다.
다니는 사간 도스를 통해 "U-17 일본 대표로 선발돼 매우 기쁘다. 이번에도 힘을 다해 싸우고, 많이 활약하고 오겠다. 많은 응원 부탁드린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하지만 그는 불과 이틀 만에 갑작스러운 부상으로 기회를 잃게 됐다. 다니는 원래 경미한 부상으로 처음 대표팀 명단에 포함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다니는 원래 몸 상태가 좋지 않아 1차 명단에 포함되지 못했던 만큼 이틀 만에 부상 낙마하고 말았다. 그 대신 미드필더 키타하라 마키가 대체 발탁됐다.
다니는 184cm의 큰 키와 건장한 체격으로 꾸준히 일장기를 달고 국제 무대를 누벼온 공격수다. 그는 지난 9월 프랑스에서 열린 '리모주 국제 대회'에서 사우디를 상대로 결승골을 터트리며 일본의 우승(2승 1무)에 힘을 보태기도 했으나 아쉽게 첫 월드컵 출전은 무산되고 말았다. 다만 일본은 다니 없이도 모로코를 제압하며 강한 전력을 자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