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고성환 기자] '셔틀콕 여제' 안세영(23, 삼성생명)의 도전은 계속된다. 그가 또 하나의 역대급 기록을 쓰려 한다.
안세영은 최고의 한 해를 보내고 있다. 그는 2025년에만 말레이시아 오픈(슈퍼 1000)을 시작으로 인도 오픈(슈퍼 750), 오를레앙 마스터스(슈퍼 300), 전영 오픈(슈퍼 1000), 인도네시아 오픈(슈퍼 1000), 일본 오픈(슈퍼 750), 중국 마스터스(슈퍼 750), 덴마크 오픈(슈퍼 750), 프랑스 오픈(슈퍼 750)에서 우승했다.
벌써 시즌 9승째. 이는 2023년 안세영이 세웠던 단일 시즌 여자 선수 최다 우승 기록과 타이다. 그 결과 안세영은 상금 기록도 새로 갈아치우는 데 성공했다.
안세영은 프랑스 오픈 우승 상금 6만 6500달러(9200만 원)를 더하며 시즌 누적 상금이 10억 3960만 원을 돌파했다. 이는 한국 배드민턴 역사상 단일 시즌 첫 10억 원 돌파 신화다. 커리어 누적 상금도 어느덧 220만 달러(30억 6000만 원)를 넘어섰다.
[사진]OSEN DB.
이미 1년 넘게 여자 단식 세계 랭킹 1위를 지키고 있는 안세영. 그는 월드 투어 슈퍼 750과 슈퍼 1000으로 구성된 10개 대회에서 모두 우승하는 대기록까지 달성했다.
배드민턴 전문가 벤 베크먼은 안세영이 제패한 대회를 나열하며 "슈퍼 750과 슈퍼 1000 대회들은 월드 투어에서 가장 엘리트급 대회다. 지금까지 그 어떤 단식 선수도 10개 대회에서 모두 우승한 적이 없다. 심지어는 린단(중국)과 리총웨이(말레이시아)마저도 말이다"라며 "하지만 안세영이 최근 덴마크 오픈에서 우승함으로써 상황이 바뀌었다"라고 주목했다.
또한 그는 "비범한 선수의 놀라운 업적이다. 더욱 놀라운 건 안세영이 불과 23살이라는 사실이다. 게다가 그는 10개 대회 중 8개 대회에서 두 번 이상 우승했다"라며 "안세영은 정말 미쳤다. 정말 대단한 선수"라며 감탄을 금치 못했다. 세계배드민턴연맹(BWF)도 "안세영이 달성한 새로운 기록. 그는 이제 겨우 23살이다! GOAT(Greatest of all time)"라고 혀를 내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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린단과 리총웨이는 나란히 한 시대를 풍미했던 남자 단식의 전설들이다. 린단은 올림픽 2회(2008년, 2012년), 세계선수권 5회 우승을 기록한 슈퍼 그랜드 슬램 기록 보유자다. 아시안게임에서도 5번이나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리총웨이는 현역 시절 린단의 최대 라이벌이었다. 그는 2008 베이징 올림픽과 2012 런던 올림픽 남자 단식 결승에서 두 대회 연속 린단에 막혀 은메달에 만족해야 했지만, 199주간 BWF 세계 랭킹 1위를 유지한 레전드다. 다만 올림픽과 세계선수권에선 각각 은메달 3개씩을 따내는 데 그쳤다.
이처럼 역사에 남을 전설들도 이루지 못한 업적을 안세영이 달성해낸 것. 그는 최대 상금 규모 대회인 슈퍼 1000에 속하는 전영 오픈, 인도네시아 오픈, 말레이시아 오픈, 중국 오픈뿐만 아니라 그다음 급인 슈퍼 750의 인도 오픈, 일본 오픈, 중국 마스터스, 덴마크 오픈, 프랑스 오픈, 싱가포르 오픈에서 모두 정상에 오른 바 있다.
특히 안세영은 이중에서 중국 오픈과 싱가포르 오픈을 제외한 8개 대회에서 올 시즌 우승을 기록했다. 전영 오픈, 인도네시아 오픈, 말레이시아 오픈, 중국 마스터스, 일본 오픈, 인도 오픈, 프랑스 오픈에서 대회 2연패를 일궈냈다. 중국 오픈에선 2023년 우승했고, 싱가포르 오픈은 2023년과 2024년 연달아 제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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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안세영의 도전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아직 두 개 대회가 더 남아있다. 그는 이달 말 열리는 호주 오픈(슈퍼 500)과 12월 월드투어 파이널에도 출전할 예정이다.
만약 안세영이 남은 두 개 대회에서도 모두 우승한다면 모모타 겐토(일본·은퇴)가 2019년 남자 단식에서 작성한 단일 시즌 11회 우승 기록까지 따라잡게 된다.
벌써 55주째 세계 정상을 자랑하고 있는 안세영. 랭킹 포인트도 113770점으로 2위 왕즈이(중국·105362점)와 격차가 큰 만큼 꿈만 같은 95% 승률도 넘볼 수 있다. 올 시즌 안세영은 시즌 63승 4패로 90%라는 무시무시한 승률을 기록 중이다. 이는 2023년(89.5%)과 2024년(86.5%)의 자신도 훌쩍 넘어서는 기록이다.
3년 연속 여자 단식 승률왕은 이미 따놓은 당상. 만약 안세영이 남은 두 개 대회에서도 모두 승리하며 정상에 오른다면 73승 4패로 시즌을 마치게 된다. 그럴 시 승률은 94.8%에 육박한다. 슈퍼 500 대회인 호주 오픈보다는 세계 최고 선수들이 모여 맞붙는 월드 투어 결과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물론 쉽지는 않겠지만, 최근 안세영의 상승세라면 불가능은 없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