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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든 중국이든…Z세대 “스벅 안 마셔요”

중앙일보

2025.11.04 07:55 2025.11.04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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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카 세대인 Z세대를 겨냥한 마케팅으로 효과를 본 더치브로스. [사진 인스타그램 캡처]
이탈리아의 커피 문화를 미국식으로 재해석하며 세계적 커피 브랜드로 성장했던 스타벅스가 핵심시장인 미·중 시장에서 동시에 흔들리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3일(현지시간) “스타벅스가 더 이상 주인공이 아니다”라며 스타벅스의 침체를 조명했다. 스타벅스는 미국 내에서 최근 7분기 연속 하락세를 기록하고 있다. 미국에선 이미 또 다른 커피 프랜차이즈 ‘더치브로스’에 점유율 1위를 내줬다는 시장 보고서도 있다. WSJ은 “스타벅스가 거대화하며 품질과 경험의 (질적) 저하를 초래했다”며 “거기다가 젊은 세대는 커피를 마신다기보다 사진을 찍는다”고 짚었다.

미국에서는 스타벅스의 전통적인 ‘핫 아메리카노 문화’를 대체하는 달콤하고 시각적인 음료 트렌드가 폭발적으로 확산 중이다. 스타벅스를 제친 더치브로스도 ‘셀카 세대’인 Z세대(1997~2012년생)를 겨냥한 효과를 봤다. 이 브랜드는 1990년대 미국 오리건에서 우유 배달을 하던 형제가 푸드트럭에서 시작해 밝은 색감의 아이스 음료와 ‘브로이스타(broista)’라 불리는 친근한 직원 문화로 인기를 끌고 있다. 더치브로스의 주문 중 94%가 아이스 음료이며, 그 중 3분의 1은 에너지 음료 기반이라고 한다. 단백질 파우더를 곁들인 아이스 커피부터 초콜릿 마카다미아 시럽과 하프앤하프 우유를 곁들인 애니힐레이터 에너지음료 등 특색 있는 메뉴가 인기다. 더치브로스는 여기다 서부와 남부를 중심으로 약 1000개의 드라이브스루 매장을 운영하며 전국으로 사업을 확장하면서 기세를 몰아가는 중이다.

‘블랭크 스트리트(Blank Street)’는 ‘말차 감성’을 앞세워 젊은 층을 사로잡았다. 이 브랜드는 딸기 쇼트케이크, 블루베리, 화이트초콜릿 맛 등 달콤한 색감의 말차 음료를 앞세워 틱톡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다. 전체 매출의 절반이 Z세대 고객에게서 나온다고 한다. 블랭크 스트리트의 공동창업자는 “말차는 음료 조합에 최적화된 재료”라며 “아직 개발할 맛이 무궁무진하다”고 기대했다.

중국에서도 스타벅스의 상황은 다르지 않다. 3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스타벅스는 최근 중국 사업 지분 60%를 홍콩계 사모펀드 보위캐피털에 40억 달러(약 5조7000억원)에 매각하기로 했다. 스타벅스는 40% 지분만 유지한 채 브랜드와 지식재산권(IP)을 라이선스 형태로 제공할 예정이다. 이는 글로벌 소비재 기업이 중국 사업 지배권을 넘긴 거래 중 순위권에 꼽힌다.

중국 사업 매각 배경에도 급격한 점유율 하락이 있다.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스타벅스의 중국 커피시장 점유율은 2019년 34%에서 지난해 14%로 급락했다. 같은 기간 중국의 토종브랜드 ‘러킨 커피’는 매장을 1만3000곳 이상으로 늘리며 스타벅스를 제쳤다. WSJ는 “중국의 젊은 소비자들이 값싼 로컬 브랜드를 선호한다”며 “러킨은 스타벅스의 3분의 1 가격으로 쿠폰을 뿌리며 소비 습관을 바꿔놨다”고 분석했다.





한지혜([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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